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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수] ASML 시총 8조원 증발시킨 중국發 DUV, 연간 생산량 고작 '5대'

연간 생산량 5대에 불과한 중국의 DUV 생산 소식이 ASML의 시가총액을 단번에 8조원 가까이 증발시켰다. / 사진 콕스뉴스가 제미나이(AI)로 생성
연간 생산량 5대에 불과한 중국의 DUV 생산 소식이 ASML의 시가총액을 단번에 8조원 가까이 증발시켰다. / 사진 콕스뉴스가 제미나이(AI)로 생성
연간 생산량 5대에 불과한 중국의 DUV 생산 소식이 ASML의 시가총액을 단번에 8조원 가까이 증발시켰다. / 사진 콕스뉴스가 제미나이(AI)로 생성 연간 생산량 5대에 불과한 중국의 DUV 생산 소식이 ASML의 시가총액을 단번에 8조원 가까이 증발시켰다. / 사진 콕스뉴스가 제미나이(AI)로 생성

ASML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8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중국 국영 지원 업체의 침지형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양산 소식 하나 때문이다. 낙폭만 놓고 보면 중국이 반도체 장비 자립의 마지막 관문을 넘어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생산 계획을 뜯어보면 아직 위협이라 부르기엔 이른 규모다. 시장의 공포와 실제 기술 격차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ASML 주가는 7% 넘게 급락해 6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암스테르담 증시에서는 낙폭이 8.5%까지 벌어졌다. 반도체 장비 관련 유럽 기업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BE세미컨덕터인더스트리즈(BESI)는 8.5%에서 많게는 10%까지 떨어지며 낙폭이 ASML보다 컸고, 소이텍(Soitec)은 5%, 인피니언(Infineon)은 3%가량 하락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반도체 장비주도 4~7%대 동반 하락했다.

발단은 상하이에 기반을 둔 중국 국영 지원 업체가 침지형(immersion) DUV 노광장비 양산을 시작했다는 보도였다. 화웨이·시카리어와 연관된 이 업체는 SMIC(중국 최대 파운드리), 화홍반도체, 창신메모리(CXMT) 등을 초기 공급 대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MIC는 2025년 9월부터 해당 장비를 평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생산 규모를 보면 아직 걸음마 단계다. 올해 목표 생산량은 5대, 2027년에도 20대 수준에 그친다. ASML이 2025년 한 해 판매한 침지형 DUV 장비가 131대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성능과 신뢰성 검증도 아직 완료되지 않아 양산 라인에 곧바로 투입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평가다. JP모건은 이번 매도세에 대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대목은 이번 낙폭이 ASML의 실적 부진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ASML은 2026년 2분기 매출 93억 3000만유로, 순이익 29억 2000만유로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연간 매출 가이던스도 430억에서 450억유로로 상향 조정한 상태였다. 실적 발표 이후 12일 만에 나온 이번 급락은 실적과 무관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주가를 흔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EUV 노광장비 시장에서는 ASML의 독점적 지위가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 대중국 수출 규제로 이미 EUV와 최신 DUV 장비 판매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ASML의 남은 대중국 매출은 사실상 구형 DUV 장비와 서비스에 의존해왔다.

다만 이번 사안이 갖는 의미는 규모가 아니라 방향성에 있다. 중국이 대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구형 DUV 영역에서마저 자체 조달 능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성능·수율 검증까지 감안하면 실질적 위협은 아직 먼 얘기지만, 시장은 ASML의 남은 대중국 매출마저 장기적으로 잠식될 수 있다는 가능성 하나에 8조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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