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타수] 전략자산 GPU 미중 회담서 원천 배제…젠슨 황 방중 리스트서 제외

트럼프 대통령이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일론 머스크, 팀 쿡, 켈리 오트버그 등 미국 재계를 대표하는 CEO들이 대거 동행하는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CEO만 명단에서 빠졌다. 단순한 누락이 아니다. 백악관이 이번 방중의 핵심 의제를 항공·금융·에너지 분야의 즉각적인 상업적 성과로 못 박은 순간, AI 반도체는 협상 테이블에서 원천 배제됐고 젠슨 황의 자리도 사라졌다. 트럼프가 중국에 보낸 가장 명확한 메시지는 말이 아니라 명단이었다.
이번 방중단에는 머스크와 쿡 외에도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디나 파월 매코믹 메타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공통점이 있다. 중국과 즉각적인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인물들이다. 젠슨 황은 달랐다. 중국에 팔고 싶어도 팔 수 없고, 규제를 풀어줄 권한도 없다. 황 CEO는 지난 7일 CNBC 인터뷰에서 "초청받는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밝혔지만 초청은 오지 않았다.
반도체는 이 구도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 엔비디아의 AI 칩은 미·중 갈등의 가장 예민한 전략 자산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엔비디아의 H200 AI 칩 대중 수출을 허용했지만, 중국 기업들이 자국 정부의 구매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실제 판매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팔 수 있는 허가는 내줬는데 실제로는 팔리지 않는 어정쩡한 상황이다. 젠슨 황이 명단에 포함됐다면 회담의 성격이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협상으로 흐를 위험이 있었다. 백악관이 굳이 그 빌미를 만들 이유가 없다.
이번 방중의 메인 이벤트는 보잉이다. 보잉은 최대 500대 규모의 737 맥스 주문을 중국으로부터 확정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켈리 오트버그 보잉 CEO는 CNBC 인터뷰에서 "새 계약은 미·중 관계에 100% 달려 있다"고 밝히며 이번 정상회담에 기대를 걸었다. 보잉 입장에서는 10년 가까이 이어진 중국 내 대형 수주 공백을 끝내는 상징적 계약이 될 수 있다. 농업과 에너지 분야의 대규모 구매 계약도 이번 순방의 핵심 의제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 기반인 팜벨트를 의식한 선택이기도 하다.
미 의회의 압박도 변수다. 현재 의회에서는 엔비디아 차세대 칩의 대중국 수출을 법으로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반도체 규제 고삐를 죄고 있는 의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황 CEO는 중국 AI 칩 시장이 향후 몇 년 안에 약 500억 달러 규모의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기회의 문이 이번 방중에서도 열리지 않은 것이다.
젠슨 황의 빈자리는 앞으로도 채워지기 어렵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계속되는 한 AI 칩은 외교 테이블이 아닌 규제와 입법의 영역에 묶여 있을 것이다. 이번 방중이 보잉의 수주와 농산물 계약으로 마무리되더라도,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500억 달러의 기회를 현실로 만들 날은 당분간 요원하다. 트럼프가 실리를 챙기는 동안, 젠슨 황은 기다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