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충격 때와 같은 분위기…중국 문샷 'AI 쇼크'에 반도체 또 급락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주는 1주일 새 20%나 빠졌는데, 이는 2025년 딥시크 충격 이후 최악의 결과물이다. / 사진 콕스뉴스가 제미나이(AI)로 생성
뉴욕증시가 반도체 급락에 옵션 만기일 수급 변동이 겹치며 3대 지수 모두 내렸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이 최상위권 성능의 개방형 모델을 공개하면서 'AI 인프라 과잉투자' 우려가 다시 불붙었고, AI 반도체에 대한 차익실현이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번 주에만 고점 대비 20% 넘게 빠졌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딥시크 충격에 빗대는 평가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0.77% 내린 5만2146으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1.02% 하락한 7457, 나스닥 지수는 1.40% 떨어진 2만5520을 기록했다. 소형주 지표인 러셀 2000 지수는 0.42%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63% 하락했다. 이날은 7월 월간 옵션 만기일로, 1조2000억달러 규모의 델타 명목금액 계약이 청산되며 장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발단은 중국발 'AI 쇼크'였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이 세계 최대 규모의 개방형 모델 '키미 K3'를 공개하며, 오픈AI·앤스로픽의 최상위 모델과 대등하거나 이를 웃도는 성능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적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만으로 미국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는 점이 부각되자, AI 인프라 투자와 GPU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시장은 이를 지난해 딥시크 충격과 유사한 이벤트로 받아들였다.
반도체는 장 초반 급락 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엔비디아가 문샷 이슈에 2.21% 내렸고 TSMC(-2.77%), 인텔(-2.00%), AMD(-1.03%), 브로드컴(-0.97%)도 하락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5.57%) 등 장비주는 중동발 원자재 가격 급등이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는 옵션 만기 수급과 전날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가 유입되며 한때 10% 가까이 급등했다가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하고 1.13% 오른 채 마감했다. 마이크론은 장중 반등에 성공했지만 막판 옵션 영향에 0.50% 내렸다.
빅테크도 대체로 부진했다. 알파벳이 전날 '제미나이 3.5 프로' 출시 연기에 이어 문샷 이슈까지 겹치며 2.17% 내렸고, 메타 플랫폼스(-2.79%)와 마이크로소프트(-1.82%), 아마존(-1.06%)도 하락했다. 메타는 장중 앤스로픽과 최대 100억달러 규모의 AI 컴퓨팅 임대 계약을 협상 중이라는 소식에 낙폭을 줄였다.
애플은 상대적으로 적은 AI 설비투자 부담과 아이폰 점유율 개선 기대에 0.14% 오르며 장중 엔비디아와 시가총액 1위를 다퉜다. 보험주 트래블러스는 실적 호조에 9%대 급등했다.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6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0.2%)을 밑돌았으나, 반도체·전자부품 생산이 0.6% 늘며 AI 인프라 투자가 제조업을 떠받치는 흐름을 확인시켰다. 7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4.4로 전월(49.5)과 예상(51.0)을 모두 웃돌았고,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6%에서 4.2%로 내렸다. 다만 6월 수입물가에서 컴퓨터 주변기기·부품 가격이 전월 대비 2.3%, 전년 대비 41.6% 급등하며 AI발 부품 가격 상승 압력이 확인됐다.
채권시장에서는 산업생산 부진과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에 국채금리가 대체로 내렸다. 10년물 국채금리는 4.55% 부근에서 움직였고, 30년물은 3bp(100bp=1%) 넘게 내린 5.061%를 기록했다. 다만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우려로 낙폭은 제한됐고, 단기물 금리는 장 후반 상승 전환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보합권에 머물렀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됐지만 산업생산 부진과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이 맞물린 영향이다. 유로와 파운드, 엔화도 보합권에 그친 반면, 원화는 미·중 갈등과 미·이란 불안, 반도체 업종 부진이 겹치며 달러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역외 위안화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 발언에 약세를 나타냈다.
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 환율은 1487.15원에 호가됐다.
국제유가는 쿠웨이트 정부가 이란의 공격으로 담수화 시설과 발전소가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한 이후 중동 리스크가 한층 고조되며 4%대 급등했다. 분쟁이 원유 생산시설을 넘어 걸프 지역 핵심 기반시설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공급 불안으로 이어졌다. WTI는 배럴당 82.85달러, 브렌트유는 85.08달러, 두바이유는 83.68달러(한국석유공사 집계 기준)로 마감했다.
금은 달러 강세에도 금리 하락과 각국 중앙은행의 강한 매입세에 힘입어 온스당 4017.32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미국 가상자산 시장구조법(클래리티 법안)의 연내 통과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에 하락하며 6만3959.23달러에 거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