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전통의 뉴욕 토이 전시회로 보는 완구 트렌드
뉴욕 토이 페어(Toy Fair New York)가 지난 2월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맨해튼 자비츠 센터(Javits Center)에서 개최됐다. 1903년 시작된 뉴욕 토이 페어는 올해로 제120회를 맞이한 역사적인 전시회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68개국에서 725개 기업이 전시에 나섰으며, 97개국 2만여 명의 참관객이 방문해 글로벌 완구 트렌드를 살피고 활발한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올해 시장을 관통하는 주요 트렌드는 팬덤 중심(Fan-Driven), 교육(Education), 키덜트(Kidults) 등 세 가지다. 업계는 이를 필두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첫 번째, 완구 시장의 기획 패러다임이 대작 영화 위주에서 SNS 밈(Meme)과 스트리밍 IP 기반의 ‘팬덤 소비’로 재편되고 있다. 라이선스 제품은 현재 전체 완구 시장 점유율의 약 33%를 차지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디즈니, 마블, 산리오 등 전통적인 IP 강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와 같은 뉴미디어 콘텐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글로벌 피규어 브랜드 펀코(Funko)는 이러한 트렌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펀코 관계자는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첫선을 보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요 캐릭터 피규어가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했다”며, “이에 힘입어 최근 출시한 핸드백, 키링, 백참 등 액세서리 중심의 두 번째 라인업 역시 시장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고 있으며 연내 세 번째 시리즈 공개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아동의 학습 역량을 확장하는 교육용 완구가 한층 진화된 모습으로 대거 등장했다. 특히 몬테소리 교구에서 영감을 받은 형형색색의 원목 완구와 과학 실험 및 코딩 선행 학습용 제품들이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업계는 스크린 타임 감소를 원하는 시장의 목소리에 주목해, 아날로그 블록에 센서 기술을 결합한 인터랙티브 완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놀이 조직력을 극대화하여 디지털 기기 없이도 깊은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이와 동시에 디지털 피로감을 해소하려는 ‘코지 컬처’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첨단 기능 대신 촉감이 부드러운 봉제 인형이나 원목 교구 같은 ‘로우테크(Low-tech)’ 제품이 전 세대의 ‘힐링 소비’를 이끌고 있다.
세 번째, ‘키덜트’가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며 소비층을 전 세대로 확장하고 있다. 과거 아동에 국한되었던 주력 소비층이 이제는 시장 침체를 방어하고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구매자인 성인층으로 확장된 것이다. 협회 측은 성인 수집가와 게이머들이 미국 전체 완구 매출의 약 25%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교한 모델 키트, 고가의 피규어, 프리미엄 보드게임에 과감히 지갑을 열며 산업 전반의 객단가를 높이는 주역이 되고 있다. 일례로 팬데믹 기간 큰 인기를 끈 레고의 플로럴 시리즈는 여성 컬렉터를 겨냥해 라인업을 대폭 확대했으며, 세계 유명 도시의 랜드마크를 모듈화한 라인 역시 강화됐다. 또한 성인 플레이어를 타깃으로 원목, 대리석, 크리스털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 고가 피규어나 복잡한 룰을 적용한 수집용 보드게임들이 대거 출시되며 눈길을 끌었다.
에이드리언 아펠(Adrienne Appell) 미국완구협회 부사장은 "2026년의 놀이는 더 이상 나이로 정의되지 않는다"며, "장난감은 이제 단순한 놀잇감을 넘어 개인의 개성을 표현하고 정서적 위안을 얻는 라이프스타일 필수품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