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평론 /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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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좌파탈출기

58ef0b99c71bcff0b77cfc207e28558602a42fa0.jpeg그래픽 : 박주현-"나의 좌파 탈출기"라고 거창한 제목을 달았지만, 사실 하나의 글에 그 긴 여정을 쓰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지만, 줄이고 줄여 큰 기둥이 되는 이야기만 써보자면 다음과 같다.
모든 것은 한 정치인의 이름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이.재.명. 이 세 글자가 나에게 일종의 ‘빨간 약’을 먹였다고 말하면 지나친 희화화일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이름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올 때마다 수십 년간 내 세계를 지탱해온 단단한 벽에 실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믿음이란 본래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거대한 망치질 한 번이 아니라, 거의 알아챌 수 없는 미세한 균열들이 축적되어 한순간에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
나의 세계, 그러니까 50대 초반의 남자가 일생의 대부분을 ‘좌파’ 혹은 ‘진보’라 믿어온 그것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기억은 1980년대의 마포대로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동원된 중학생의 손에 들린 작은 태극기. 그 플라스틱 손잡이의 감촉. 나는 그 어색한 환영의 대열 속에서, 며칠 뒤 친구의 집에서 몰래 돌려보던 ‘광주 비디오’의 조악한 화면을 떠올리고 있었을까. 세상은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 부패한 권력과 의로운 저항으로 명확히 나뉘어 있었다. 촌지를 받고 학생을 때리던 교사들은 학생 시위를 경멸했고, 올곧아 보이던 소수의 교사들은 저항을 옹호했다. 세상의 작동 원리는 그토록 단순해 보였다.
그 믿음은 단단했다. 2002년의 월드컵 함성 속에서 세상이 바뀌었다고 느꼈을 때조차, 나는 그 변화의 공이 당연히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보수 우파를 지지하는 삶은 내 인생의 선택지에 없었다. 그것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생리적인 혐오감에 가까운 것이었다. 광우병 논란에 분노했고, 한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 진심으로 슬퍼했다.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 앞에서는 이토록 유능한 국가가 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무력감으로 분노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은 선동과 감상이 뒤섞인 분노였을지 모르지만, 당시의 나에게는 의심할 여지 없는 정의였다. 무능한 정권은 끝나야만 했다.
그렇게 우리는 원하던 시대를 맞았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승리 이후에 찾아온 것은 성찰이 아니라, 더 견고한 교리였다. 우리 편의 실수에는 관대했고, 반대편의 모든 것에는 악의를 부여했다. 한 정치인의 이름은 그 모든 모순을 집약한 상징처럼 다가왔다. 그의 많은 혐의와 수준낮은 행동과 거친 언어와 표리부동한 태도를 비판하는 동지들은 ‘수박’이나 ‘똥파리’로 불리며 축출당했다. 시간은 흘러 이제는‘2찍’이라는 단어 아래,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시민들은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전락했다. 민주라는 이름을 단 전체주의의 탄생. 그것은 내가 한때 믿었던 진보의 풍경이 아니었다.
한때 내가 정의라 믿었던 진영은, 마치 오래전 즐겨 듣던 카세트테이프 같았다. 너무 많이 들어 늘어지고, 음정이 미세하게 뒤틀렸지만 익숙함 때문에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날 전혀 다른 오디오 시스템에 그 테이프를 넣고 재생한 순간, 나는 처음으로 그것이 얼마나 끔찍하게 변질되었는지를 깨달았다. 이제 나는 그 테이프를 틀지 않는다. 믿음의 벽이 무너져 내린 자리에 서서, 나는 폐허가 된 풍경을 그저 바라볼 뿐이다. 무엇을 다시 세워야 할까. 애초에 세울 것이 있기는 했을까. 바람이 불어와 귀에 익은 소음 같은 먼지를 흩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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