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민석·與, 뭣도 모르면서 K-POP에 꼬리표만
팩트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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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 21:29
© 2026.01.21. CBS노컷뉴스 유튜브 갈무리. 재배포 및 DB 금지.정치권 사람들은 맡겨놓은 듯이 ‘넥스트 BTS’를 찾고 ‘K-컬처 효과’를 떠든다. 숟가락을 얹으려면 최소한 산업 구조라도 공부하는 성의를 보여야 할 텐데, 구조는커녕 아티스트 이름도 제대로 모르면서 비전이 있을리가. 'K컬처 300조 원 시대'가 무슨 말인지 실현 가능성은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듯하다.1월 말은 엔하이픈에게 중요한 시기였다. 말 그대로 '칼'갈고 나온 새 앨범이 대중들에게 공개되었고, 의외성과 미래적인 사운드로 빌보드 200 차트에도 한 달간 살아남았다. 그런데 김민석 총리와 만남 이후 국내 팬들은 대거 이탈했다. 김민석 총리가 엔하이픈을 '몰랐기' 때문이다. 안무연습실에선 자신이 보는 앞에서 춤을 춰보라거나 동선 연습하는 것을 보여달라는 당황스런 요구까지 했다.
그날 몇몇 멤버는 몸살로 목소리가 안 나오는데도 병원 대신 용산으로 마중 나갔다. 그런데 정작 찾아온 총리는 엔하이픈이 몇 명인지, 그룹 이름조차 제대로 숙지하지 않았다(팬들 입장에선 기가 찰 노릇이다). 심지어 “BTS가 응원봉 문화를 만들었다”는 사실과 다른 발언까지 쏟아냈으니, 다른 팬들까지 뒷목 잡고 쓰러진 건 당연지사다. 아티스트를 정권 홍보용 들러리로 세우는 건 구태 중의 구태다.
국무총리비서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하이브 청년 종사자들과 직접 질문을 주고받는 자유로운 '열린 대화' 방식으로 진행하였고, 호칭은 총리님이 아니라 ‘민석님’으로 하였다."고 홍보했다. 그런데 신인 작곡가가 얼마나 박봉이며 진입하기도 힘든지, 혹은 HYBE의 작업 방식이 타 소속사와 어떻게 다르며 집단 창작체계가 얼마나 효율적인지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계엄에 대한 '선고' 얘기와 '응원봉' 얘기만 늘어놓았다. 결국 HYBE 사옥에선 엔하이픈과 청년들을 들러리 세워 사진찍기만 한 것이다.
저 날 김민석 총리 발언의 일부를 옮겼다. 총리가 자유롭게 말한 것이지 HYBE의 음악산업 종사자들이 자유롭게 말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총리 발언은 안 읽고 넘어가도 괜찮다.)
하이브가 표현하고 전파하고 있는 우리가 흔히 한류라고 표현하는 그것, 그 설명을 제가 들으면서 막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다. 순서 없이 뭐 응원봉, 응원문화, 팬덤, 광화문 뭐 이런 것들. 광장히 중요한 판결이 하나가 나왔다. 우리가 작년, 재작년에 겪었던 계엄을 겪고서 이제 우리가 이렇게 오고 있다. 어 근데 그때 응원봉이 켜졌었죠? (중략)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응원봉 문화가 어디서 생겼냐고 물었다. 그것을 실제로 대중화 하고 세계로 퍼뜨린 그 중심엔 BTS, 하이브의 노력이 있다.(편집자주: 응원봉은 SE7EN이 2003년 최초로 만들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 우리가 계엄을 탁 막아내고 국회에 숨어서 피하고 있다가 아 비로소 처음 국회 밖으로 나왔을 때 국회 앞에 있는 집회에 섰다. 그때는 대통령 되기 전이에요. 그때는 정말 죽느냐 사느냐 하는 시간이었어요. 근데 그 앞에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고 그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아티스트들이 왔죠. 응원봉들이 켜졌는데 이제 대통령이 올라가서 연설을 하고 내려오면서 저에게 그러더라고. 너무 아름다웠다고. 응원봉이 그렇게 아름다웠던 거예요. (중략)
문화라는 비즈니스 속에서 살면서 돈도 벌고 있는 직업, 저는 최상위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이쪽에서의 일을 꿈꾸고 있고 또 국가의 과제는 이 문화 공간 속에서 각종 많은 일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저희의 과제다. (후략)
김민석의 무지를 보면 전현희의 DDP 폭파 발언도 이해가 된다. 완공 시점에 완전체 활동을 할지도 안 할지도 모르는 BTS와 블랙핑크가 공연할 수 있도록 'DDP를 해체하고 돔구장을 짓겠다'고 했다. 지금 K-팝 산업은 꺼져가는 불씨를 세계적인 프로듀서들을 불러모아 초대박 작품 소수에 의지하며 연명하는 단계에 들었다. 그런데 창작자들의 저작권을 AI로 만들테니 무상으로 기부하라고 정부는 제안의 탈을 쓴 엄포를 놓았다.
최휘영 장관은 어떤가. 자신이 차린 소속사부터 미등록 기획사 논란이 터지며 자가당착에 빠졌고, 놀 유니버스에서 매크로와 암표 하나 해결 못한 분이 암표를 잡겠다니, 누가 누굴 잡는다는 건지 모르겠다. 동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도 구분 못하는 장관에게 국내 공연장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찾으면 실례일 터. 콘진원장은 '이원종'을 꽂아주려다 실패했다는 말까지 무성한데 업무 파악은 된 건지 의문이다.
ENHYPEN의 한 팬이 팬 활동을 쉬겠다고 선언했다. MAMA의 대상, '올해의 팬스 초이스'를 수상한 뒤에도 그저 이용만 당하는 것에 분노하는 팬들이 많았다.아이돌이 권력의 광대가 되었는데 어떻게 넥스트 BTS가 나오나, 팬들도 예전처럼 선망의 눈빛 대신 '까빠'(까고 업신여기며 좋아하는 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아티스트를 일회용 티슈처럼 여기게 되어버렸다. K-팝의 성공은 정치권이 잘해서가 아니라, 창작자들의 뜨거운 고통과 아티스트의 강박적 표현으로 만들어진다. 이 예술가들을 광대로 만들다니, 김민석과 최휘영, 전현희는 모르는 세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