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평론 /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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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기는 법 잊었나… '패배 책임' 복선만 까는 국힘의 지리멸렬


사퇴 이유 함구한 국민의힘 이정현 공관위원장사퇴 이유 함구한 국민의힘 이정현 공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임명 29일 만에 결국 가방을 쌌다. 13일 오전, "내 사퇴가 갈등 요인이 되길 원치 않는다"며 자리를 던진 그의 뒷모습은 허탈함 그 자체였다. 지난달 취임 직후 '군복색 야상'까지 챙겨 입으며 여의도 당사로 매일 출근하던 그였다. "지금 모습은 최악"이라며 당의 뼈를 깎는 혁신을 외쳤던 노(老)정객의 열정은, 결국 내부의 '책임 회피용 덫'에 걸려 한 달도 버티지 못한 채 사그라들었다.
'절윤' 못 한 장동혁, 지지율 추락의 서막이 위원장의 퇴장은 단순히 개인의 변심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장동혁 대표의 우유부단함이 낳은 '지지율 하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가 있다. 이재명 정부의 독주 속에서도 국힘은 '12·3 계엄 사건'의 그림자에서 단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다. 장 대표는 국민이 요구한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라는 과제 앞에서 머뭇거렸고, 그 대가는 중도층의 냉담한 외면이었다. 지지율이 바닥을 치니 공천 혁신은커녕 당의 생존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오세훈의 '보이콧', 그리고 체면 구긴 공관위당의 간판이라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는 더욱 가관이다. 오 시장은 당의 인적 쇄신을 요구하며 공관위가 두 차례나 연장해 준 후보 등록 기한을 끝내 외면했다. 사실상 '장동혁 2선 후퇴'를 요구하며 당을 볼모로 잡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이정현 위원장은 유력 후보의 눈치를 보며 등록 기한을 차일피일 미루는 등 공관위의 권위와 체면을 스스로 깎아 먹어야 했다. 혁신 공천을 하겠다며 대구·경북(TK) 지역의 규정을 손질하려 할 때마다 쏟아진 당내 반발은 그를 더욱 막다른 길로 몰아넣었다.
지선 패배를 전제로 한 '책임 빌드업'의 향연지금 여권의 모습은 전쟁터에 나가는 장수들의 태도가 아니다. "내가 죽어도 너 때문"이라는 명분을 쌓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장동혁 대표는 "당의 단합"을 핑계로 결단을 미루며 패배 시 '당내 갈등' 탓을 할 준비를 하고,오세훈 시장은 등록 지연을 통해 '지도부 무능'을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할 퇴로를 확보했으며,이정현 위원장은 결국 "생각한 방향을 추진하기 어렵다"며 총대를 메고 먼저 하선(下船)했다.모두가 6·3 지방선거의 패배를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그 이후의 당권 투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알리바이 만들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꼴이다.
팩트파인더의 시각: 보수의 자멸은 '좌편향 정권'의 축제일 뿐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도약'을 운운하며 국가 시스템을 흔들고 있는 엄중한 시국이다. 그런데도 야당보다는 내부 총질에만 열을 올리는 국힘의 모습은 유권자들에게 절망을 넘어 분노를 안긴다. 혁신 없는 공천, 리더십 없는 지도부, 그리고 자기 정치만 앞세우는 유력 주자들. 이들이 쌓아 올린 '패배의 빌드업'이 완성되는 날, 보수 정치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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