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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안규백 장관 말이 사실이라면...김영삼 해법을 써보자

'병역기록에 오류가 있다' 안규백 장관 말이 사실이라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부터 지금까지 한 가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병적기록이 실제와 다르다. 나는 병무 행정의 피해자다.” 추가 복무에 대해서도 “연락을 받고 잔여 임기를 수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무이탈이나 구금 사실은 없다고 부인하면서, 병적기록 공개 요구에는 “섣불리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의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그는 지금까지 어떤 행동을 했어야 했을까.
d056ce2053b4a46794eedbc207daee786ef5a560.jpg이 사진 한장으로 김영삼 대통령의 억울함이 풀렸다 (사진 MBC뉴스 갈무리)병적기록 정정은 실제로 가능한 일이다
먼저 가장 기본적인 사실부터 확인해보자. 병적기록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공식적으로 정정 신청을 할 수 있다. 「병역의무를 마친 사람 등에 대한 병적관리 규정」 제11조에 근거한 병적기록정정 신청서가 존재하며, 지방병무청이나 주민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정정 사례는 적지 않다.
6.25 전사자의 경우, 병적기록상 전사일자가 실제와 다르게 기재돼 있을 때 제적등본과 전사통지서 등을 근거로 정정을 요구해 받아들여진 사례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다뤄진 바 있다. 위원회는 “병적기록을 정리해야 한다”는 시정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또한 병무청은 2022년부터 국가유공자 등록 과정에서 병적기록상 성명이나 생년월일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민원인이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관련 기관의 요청으로 직권 정정을 해주는 제도를 확대했다. 2023년 6월까지 이미 289명이 이 제도로 혜택을 받았다. 참전유공자들의 병적기록 불일치 문제도 과거보다 훨씬 수월하게 해결되고 있다.
즉, “기록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진심이라면, 정정 신청을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대응이다.
c9bbcc05e83f4a5c38ccf7d0a7ae79f8ab79112b.jpg병역기록정정 신청서
만약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이렇게 했어야 했다
그의 주장이 맞다고 가정하면, 지금까지 했어야 할 행동은 명확하다.
먼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일부라도 공개하고 동시에 병적기록 정정 신청을 하는 것이다. 정정 결과가 나오면 다시 공개하면 된다. 이른바 ‘선공개 + 정정 신청’ 전략이다. 그래야 “기록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말로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뒷받침된다.
둘째, 언제, 어떤 경로로 연락을 받았고 어떻게 추가 복무를 했는지 구체적인 타임라인과 증거를 제시했어야 한다. 단순히 “행정 착오였다”고만 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셋째, 필요하다면 국회나 제3의 기관에 기록 검증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내가 숨길 것이 없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규백 장관은 인사청문회 이후 지금까지 이 중 어느 것도 제대로 실행하지 않았다. 기록 공개도, 정정 신청도, 구체적인 증거 제시도 하지 않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의 사례도 있다
1996년, 김영삼 대통령은 선거 때마다 군 복무 논란에 시달리고 있었다. 군번도 외우고 있었지만 전쟁통에 기록이 사라져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공격에 시달리곤 했다. 그런데 같이 복무했던 사람이 나타났다. 김성배 씨가 46년 동안 보관해온 군 복무 사진을 청와대에 전달하면서, 김영삼 대통령의 군 복무 사실이 한 장의 사진으로 증명됐다. 이게 ‘김영삼 해법’이다.
안규백 장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가 복무했던 제35사단 고창대대 대산면중대에서 같은 시기에 함께 복무했던 사람이 공식적으로 나와 증언하거나 증거를 제시한다면, 현재의 판도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대산면중대 규모를 고려하면 같은 시기에 복무했던 방위병은 대략 80~120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한 명이라도 명확한 증언을 한다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결국 남는 질문
만약 안규백 장관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왜 이렇게까지 소극적이었을까.
기록이 정말 잘못됐다면, 정정 신청을 하고 증거를 공개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그는 인사청문회 때부터 지금까지 “기록이 다르다”고만 주장할 뿐, 실제로 정정 신청을 하거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또는 김영삼 대통령 사례처럼 같이 복무했던 동료를 찾으면 된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지금 이 의혹의 본질은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왜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는가."
이 질문에 답이 나오지 않는 한, 의혹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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