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평론 /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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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하나님’일 때와 ‘아닐 때’ 대통령의 이중잣대

대법원이 ‘하나님’일 때와 ‘아닐 때’ 대통령의 이중잣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민의힘을 향해 강하게 사과를 요구했다. 2026년 3월 대법원이 ‘이재명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장영하 변호사에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확정하자, 그는 X(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국힘당 소속 장모씨가 이재명 조폭 연루 주장하고, 당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재명 조폭설 퍼트려 질 대선을 이겼는데, 장모씨 유죄 확정 판결로 조폭설 거짓말이 드러났으니 최소한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이어 “어린아이들도 잘못한 게 드러나면 사과한다. 공당인 국힘도 큰 잘못이 백일하에 드러났으니 이제 사과해야 한다”며 “조폭설만 아니었어도, 대장동 부패 조작만 아니었어도 대선 결과는 완전히 달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차이는 0.73%(포인트), 100명 중 한 명도 안 되었다”며 대선 패배의 원인을 국민의힘의 ‘조작’으로 못 박았다.
2113329ac9ab6f4cf30fa56f68bc9f266af32281.jpg장영하 변호사 대법원 유죄판결로 국민의힘 사과를 요구한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X 갈무리)더불어민주당도 한목소리였다. 당 차원에서 “조폭 연루 허위 공세, 내로남불 국힘 사과해야”며 공세를 퍼부었고, “사필귀정”이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언론 사과하고 사실 바로잡길”이라며 사법부 판결을 절대 진리로 받들었고, 박주민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은 “사필귀정입니다”라며 장영하 판결을 ‘대선 왜곡’의 증거로 삼았다. 청와대까지 나서 “민주주의 왜곡”이라 규정하며 국민의힘에 ‘진지한 공식 사과’를 압박했다. 마치 대법원 판결이야말로 선거의 진실을 가르는 최종 심판인 양, 사법부를 방패 삼아 정치적 복수를 외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묘한 이율배반이 드러난다. 바로 이재명 본인과 민주당이 대법원 판결을 대하는 태도다.2025년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재명 당시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골프 발언, 백현동 관련 허위사실 공표 등)에서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2심 무죄를 뒤집고 “허위사실 공표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관 10명이 다수의견으로 “이 후보의 발언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못 박은 판결이었다. 이는 장영하 사건과 똑같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를 다룬, 선거의 공정성을 판단한 사안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 판결에 대해 “사법부가 진실을 밝혔다”거나 “사과하라”는 말은커녕, 침묵하거나 “정치적 판결”로 치부하며 넘어갔다.
더 노골적인 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음에도, 2026년 4월 14일 국회 청문회에서 그는 고성을 지르며 “그게 뭐 판결이 하나님 말씀이냐”라고 외쳤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하나님 말씀이냐” – 이 한마디에 민주당 진영의 선택적 사법관이 그대로 드러난다. 장영하 판결은 ‘하나님 말씀’처럼 절대적이지만, 자신들에게 불리한 대법원 확정판결은 ‘하나님 말씀’이 아니라는 것이다.
f967e152d1a0860f46a34c1d990e32907eee201f.jpg '대법 판결이 하나님 말씀인가' (TV조선 캡쳐화면)이게 바로 진짜 ‘내로남불’이다. 대법원이 국민의힘 쪽에 불리한 판결을 내리면 “대선 결과를 바꿨다”, “0.73%p 차이로 훔쳤다”, “공당이 사과해야 한다”며 사법부를 정치 무기로 휘두른다. 반면 자신들의 후보가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당하거나 측근이 유죄 확정을 받으면 “하나님 말씀이냐”며 부정하거나 외면한다. 삼권분립을 입에 올리면서도 사법부를 ‘내 편일 때만 숭배하고, 적일 때만 공격’하는 이중 잣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진정으로 사법부를 존중한다면, 장영하 판결을 들먹이기 전에 먼저 본인들의 파기환송과 확정판결부터 직시해야 한다. “대법원 판결이 하나님 말씀”이 아니라면, 왜 국민의힘에게만 ‘사과’를 강요하는가? 어린아이도 잘못하면 사과한다고 했던 그 말, 이제 자신들에게도 적용할 때가 됐다. 선택적 사법 숭배로 국민을 또 한 번 현혹하려는 이 이율배반이야말로, 진짜 ‘대선 결과’를 바꿔야 할 대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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