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평론 /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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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변칼럼] 장경태가 수심위를 찾은 이유는?

#D-1536
다른 곳에서 1심 패소한 산재소송의 항소심을 맡은 적 있다. 통상 항소심에서 결과를 뒤집으려는 쪽은 주장 보강을 위해 추가 증거를 제출하는데 집중한다. 원심 대비 아무런 변수를 만들지 못하면 원심 결과가 굳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원심 판단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단순히 ‘원심이 이상해요’라고만 변론할 수는 없는 노릇. 변수를 만들기 위한 추가 증거절차를 구상해야 했다.
항소심에서 신청할 증거 목록을 만들어 당시 고용하고 있던 변호사를 변론에 투입 했다. 증거신청만 하면 되는 기계적 변론이기 때문에 훈련 삼아 보낸 것이다. 그런데, 변론을 다녀온 고용변호사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증거신청이 모두 기각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읍소해도 결국 받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좌절감이 컸던 모양이다.
재판에서 증거는 마음대로 내는 것이 아니라 재판부에 신청(증인신청, 사실조회 신청, 감정 신청 등)을 하고 재판부가 채택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재판부가 승인한 증거신청에 대해서만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항소심 첫 기일에 증거제출이 막힌 것이다. 이 경우 원심 자료만 가지고 항소심 판단한다. 그래서 변론이 종결되고 바로 선고기일이 잡혔다. 
고용변호사는 자기가 미숙하거나 실수 하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생각했다. 회사에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는 자책감과,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감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했다. 그 과정 자체가 훈련이기에 굳이 감정의 늪에서 구제해 주지는 않았다. 다만, 판단이 나기 전에 속단하는 것은 전문가의 자세가 아니라는 조언만 했다.
선고기일, 우리의 항소가 인용 되었다. 원심이 뒤집어 졌다. 지금까지 받은 성공보수 중 2번째 큰 금액이 그 사건의 것이다. 지옥을 맛 봤던 고용변호사에게도 성과급이 지급 되었다.
증거신청을 받아 주지 않은 것은, 굳이 그렇게 안 해도 유리하다는 신호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소송에서 불리한 쪽의 증거신청에 대해서는 대체로 너그럽다. 증거신청을 받아 주지 않고 패소판결을 하는 경우 재판의 공정성 시비가 걸릴 수 있다. 그것을 피하면서 한편으로는 마지막 소원을 들어 주는 것이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변호사들이 흐름 파악에 나름 고려하는 부분이다. 변론종결 때 재판장이 양쪽 당사자에게 더 진행할 것(추가 증거신청)이 있는지 형식적인 질문을 하는데, 이때 어느쪽에 먼저 물어 보는지도 예민하게 살피게 된다. 원고에게 먼저 더 진행할 것 있느냐 묻기도 하고 피고에게 먼저 묻기도 한다. 재판장도 무의식중에 변론이 부족한 쪽에 보강여부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유리하다 생각하고 재판을 끝내려 할 때 이런 작은 뉘앙스가 보이면 재판을 연장 하기도 한다. 물론 이는 법칙이 아니라 경험과 결합하여 형성된 직업적 감각에 속한다.
348faea360f97c2fb3d84ec8216afb9f968dd306.jpg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를 방문하는 장경태 무소속 의원 (사진=고초록 기자) Photoshop 확장에 추가
장경태 의원이 수사심의위원회에 자기 사건을 들고 갔다는 뉴스를 봤다. 물론 형식상 직권으로 열린 것이지만 당사자가 직접 출석하는 이례적 행보를 보면 현직 의원의 권력을 활용해 기회를 마련 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뉴스를 보고 장경태 의원의 종말이 보였다.
수사심의위원회라는 절차를 부여한 것이 형식적으로 보면 특별한 혜택처럼 보일 수 있다. 수사를 마치고 또 변수를 만들 기회를 주다니, 역시 경찰은 권력에 약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죽을 사람 마지막 소원 들어주는 그림으로 보인다.
우선,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렸다는 것은 수사가 장경태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수사의 공정성이나 절차적 정당성을 살피는 기구이다. 직접 출석해 변론을 자처한 것은 수사를 뒤집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마지막 발악의 무대인 것이다.
직권으로 위원회를 열었다는 것은 향후 시비꺼리를 해소 하겠다는 경찰의 의지가 담겼다. 위원회를 열지 않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를 하면 그 자체를 절차상 하자로 물고 늘어질 수 있다. 민주당 전가의 보도인 법왜곡죄로 분탕질을 칠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 수사결과에 대한 경찰의 자신감도 녹아 있다.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위원회에 심의를 맡겨도 될 만큼 증거에 자신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위원회 판단은 수사의 정당성을 보증하는 효과도 있는 것이다.
이번 수사심의위원회는 경찰에게 꽃놀이패, 장경태에게는 지옥문인 셈이다.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장경태의 범죄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사실상 종결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결과에 대해 연대보증을 선 셈이다. 본인은 어떻게든 변수를 만들어 보겠다고 기획한 것이겠으나, 오히려 범죄에 대한 확신만 키운 결과가 되었다.
나는 지난 정치신세계 방송에서 장경태의 전략이 위험하다고 논평한 바 있다. 자기 객관화가 되지 않은 채, 권력에 취하고 주변 환경에 젖어 어떻게든 타개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자기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상황을 진정 시킬 여러번의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잡을 정도의 현명함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지금도 그는 순리를 깨닫기 보다, 재수가 없다고 불평하거나, 저 사람은 저렇게도 되는데 나는 왜 안 되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가진 권력과 울타리가 무기력한 이유를 납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못 된 것만 배운 결과다. 
지금이라도 최악의 결과를 피할 기회가 있다. 그러나 너무 멀리 와버려 쉽지 않을 것이다. 싸게 막을 수 있던 일을 너무도 키웠다. 그만큼 앞으로는 현명한 선택에 대한 대가가 클 것이다. 
P.S.기회의 신 카이로스는 독특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앞머리는 무성하고, 뒷머리는 대머리며, 발에 날개가 달려 있다.카이로스를 발견한 사람들이 쉽게 잡을 수 있게 앞머리가 길고,한번 지나간 뒤에는 다시 잡지 못하도록 뒷머리가 대머리이며순식간에 사라지려고 발에 날개가 달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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