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 건보 적용, 생존인가 표심인가
팩트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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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14:03
보건복지부가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위한 국민 공론화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 이후 찬반 양론을 불러일으키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탈모 치료 급여화’가 행정안전부의 정책 토론 의제로 선정되어 추진 궤도에 오른 것이다. 탈모 치료 건보 급여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관심은 꾸준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20대 대선 과정에서도 탈모 치료 지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당시 이재명 후보가 등장해 "이재명은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 라고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는 영상은 젊은 탈모인의 표심을 겨냥한 정책 캠페인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탈모치료 건보 적용 공약 홍보 영상에 출연한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사진: 유튜브 이재명)정부는 '취업 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층의 고충을 덜어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갈린다. 탈모로 인한 외모 변화가 일상을 무너뜨린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한정된 국가 건강보험 재정을 필수 의료가 아닌 '탈모치료' 에 투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기본적으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한 고액의 진료비 부담을 사회가 공동으로 분담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사회보장제도다. 즉, ‘치명성과 필수성’이 급여 적용의 최우선 기준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건강보험 제도는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 부족, 재정 고갈 등 근본적인 문제 또한 안고 있다. 때문에, 항암제나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제 중에도 비용 문제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환자와 가족들이 큰 경제적 부담을 떠안거나 돈 때문에 치료를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예방이나 고도 비만 환자의 생존을 위한 비만 치료제조차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서만 급여가 인정되는 현실이다. 이처럼 목숨과 직결된 필수의료 영역에서도 재정 부족을 이유로 급여화가 미뤄지는 상황에서, 외모 변화로 인한 심리적 위축을 이유로 탈모 치료를 우선 지원하겠다는 것은 건강보험의 본질과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처사다.
여성 질환 분야에서 여전히 방치되어 있는 수많은 보장 사각지대를 떠올리면 이번 정책의 불공정성은 더욱 도드라진다. 예컨대 유방암 환자의 유방재건술은 선별급여가 도입되었으나 여전히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50%다. 암의 재발이나 합병증 예방을 위한 후속 치료 및 정밀 검사 중에는 비급여 항목이 수두룩해 많은 여성 환자들이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및 건강권과 직결된 피임약이나 응급(사후)피임약은 여전히 전액 본인 부담인 비급여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미용이나 성형 목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비대칭 교정이나 특정 합병증을 치료하는 경우에도 비급여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오랫동안 '완전 급여화'나 본인부담률 인하 요구가 지속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질병의 치명성이나 생존과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탈모 치료를 우선하여 급여화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내세우는 ‘민생 안정’과 ‘청년 지원’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이는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2030 표심 잡기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성별과 세대 간의 형평성 논란과 불공정성만 가중시킬 뿐이다.
탈모 치료. (사진: 연합뉴스) 정부는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면피성 절차에 그칠 우려가 크다. 탈모 치료 건보 적용이 대통령의 주요 공약으로 여겨지는 만큼, 부처에서 어떻게든 정책 시행 쪽으로 논의를 몰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사전 조사에서 긍정적 답변이 많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지만 그런 식으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태도 또한 위험하다. 혜택을 받는 수혜자 중심의 조사에서는 당연히 긍정적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탈모 치료에 대한 지원책이 공정성을 담보하려면 치료와 치료제 시장의 가격 형성 구조와 수요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미칠 장기적 영향 또한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개되어 재정이 우선적으로 지원되어야 할 질환, 질병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적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정 세대, 특정 성별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급여화는 결국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 뻔하다. 정부는 지지율과 표심을 사기 위해 사회보험의 근간을 흔드는 무리한 정책 추진을 멈추고, 건강보험의 최우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엄중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탈모치료 건보 적용 공약 홍보 영상에 출연한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사진: 유튜브 이재명)정부는 '취업 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층의 고충을 덜어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갈린다. 탈모로 인한 외모 변화가 일상을 무너뜨린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한정된 국가 건강보험 재정을 필수 의료가 아닌 '탈모치료' 에 투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기본적으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한 고액의 진료비 부담을 사회가 공동으로 분담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사회보장제도다. 즉, ‘치명성과 필수성’이 급여 적용의 최우선 기준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건강보험 제도는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성 부족, 재정 고갈 등 근본적인 문제 또한 안고 있다. 때문에, 항암제나 희귀 난치성 질환 치료제 중에도 비용 문제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환자와 가족들이 큰 경제적 부담을 떠안거나 돈 때문에 치료를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예방이나 고도 비만 환자의 생존을 위한 비만 치료제조차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서만 급여가 인정되는 현실이다. 이처럼 목숨과 직결된 필수의료 영역에서도 재정 부족을 이유로 급여화가 미뤄지는 상황에서, 외모 변화로 인한 심리적 위축을 이유로 탈모 치료를 우선 지원하겠다는 것은 건강보험의 본질과 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처사다.
여성 질환 분야에서 여전히 방치되어 있는 수많은 보장 사각지대를 떠올리면 이번 정책의 불공정성은 더욱 도드라진다. 예컨대 유방암 환자의 유방재건술은 선별급여가 도입되었으나 여전히 환자의 본인부담률은 50%다. 암의 재발이나 합병증 예방을 위한 후속 치료 및 정밀 검사 중에는 비급여 항목이 수두룩해 많은 여성 환자들이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및 건강권과 직결된 피임약이나 응급(사후)피임약은 여전히 전액 본인 부담인 비급여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미용이나 성형 목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비대칭 교정이나 특정 합병증을 치료하는 경우에도 비급여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오랫동안 '완전 급여화'나 본인부담률 인하 요구가 지속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질병의 치명성이나 생존과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탈모 치료를 우선하여 급여화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내세우는 ‘민생 안정’과 ‘청년 지원’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이는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2030 표심 잡기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성별과 세대 간의 형평성 논란과 불공정성만 가중시킬 뿐이다.
탈모 치료. (사진: 연합뉴스) 정부는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하지만 이 역시 면피성 절차에 그칠 우려가 크다. 탈모 치료 건보 적용이 대통령의 주요 공약으로 여겨지는 만큼, 부처에서 어떻게든 정책 시행 쪽으로 논의를 몰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사전 조사에서 긍정적 답변이 많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지만 그런 식으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태도 또한 위험하다. 혜택을 받는 수혜자 중심의 조사에서는 당연히 긍정적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탈모 치료에 대한 지원책이 공정성을 담보하려면 치료와 치료제 시장의 가격 형성 구조와 수요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미칠 장기적 영향 또한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개되어 재정이 우선적으로 지원되어야 할 질환, 질병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적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정 세대, 특정 성별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급여화는 결국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 뻔하다. 정부는 지지율과 표심을 사기 위해 사회보험의 근간을 흔드는 무리한 정책 추진을 멈추고, 건강보험의 최우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엄중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