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키메라

키메라


만주국의 초상


키메라 대표 이미지 



야마무로 신이치 저자(글) · 윤대석 번역

책과함께 · 2024년 02월 08일



엄청난 책이다. 명치유신 이후 20세기 들어 대한제국을 강제 병탄한 일본 제국주의가 그 방향을 만주로 돌려 "만주국"이라는 허수아비 아닌 허수아비 국가를 만들었는데, 이 책은 그 나라의 실체에 대해서 "키메라"라고 정의하고서 서술을 했다. 얼마나 적절한 표현일까? 교보문고의 독자들 댓글을 보면 알 수 있다. 다들 정말 이 책을 기다린 듯 하다.


동북아 역사와 일본 제국주의 역사를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어찌어찌해서 한반도까지는 병탄을 했는데, 1910년을 지나면서 중국이 신해 혁명으로 청이 무너지고 1920년대 후반에 대공황이 오면서 일본 역시 멈출 수 없는 폭주기관차가 되어 만주사변, 중일전쟁을 거쳐 태평양전쟁까지 가게 되었다. 일단 저자는 "만주국"이 왜 필요했으며 "오족협화"라는 허울 좋은 명분 속에서 만주철도의 경비대였던 관동군이 굳이 왜 지휘계통을 어기면서까지 앞서 나가게 되었는지를 설명하였다. 저자가 이 책을 오래 썼기 때문에 저술의 깊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로 깊다. 무너진 청 왕조의 마지막 황제 부의가 오족협화의 만주국에 황제로 간 내용도 매우 흥미로왔다. 


게다가 역자는 이 책의 만주국이 전후 일본이나 한국에 매우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 많았다고 했고 그래서 번역했다고 했다. 얼마 전 선거에서 누가 "안거낙업"을 언급했다는데 그 구호가 만주국 구호였기에 역자가 더욱 이 책을 번역했다고 한다. 그렇다. 태평양 전쟁 이후 한반도나 일본의 발전에는 만주국에서 "실험적으로" 했던 정책들이 많았단다. 그리고 1960년대와 70년대 한국의 경제 개발도 그와 많이 연관이 ... (물론 언급은 하지 않았고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지나칠 수도 있다.) 


저자가 만주국에 대해서 이리저리 뜯어 보고 분석도 했는데, 아쉬운 점은 "경제적 측면에서 만주국이 일본 제국주의에 미친 영향"은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18세기 이후 제국주의가 판치던 19세기와 20세기 초반에, 식민지를 개척해서 "나라의 부"를 이끈 경우가 거의 없었다. 굳이 있다면 식민지를 엄청나게 착취했던 벨기에 정도? 대다수 제국주의자들은 식민지 개척에 그 나라의 경제력을 쏟는 바람에 오히려 본국이 발전을 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있다. 일본이 대공황을 맞이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원료를 끌어 들일 수 있는 대상으로 만주를 택했다면 1930년대에 그리 전쟁을 하지 않아도 풍족하지 않았을까? 만주 사변으로 만주국을 만들고 난 후 1937년에 굳이 중일전쟁까지 갔어야 했을까? 물론 이러한 전쟁을 결정한 것이 정치인들이 아니고 경제와 상관 없는 군인들이라는 점이 일본의 불행이자 다른 나라의 행운이 아니었을까 싶다. 경제학적으로 접근하면 어떨지 궁금하다.


Comments   5.0 / 1

  오거서 01.11 21:54
저자의 노력과 저술 방향 그리고 내용이 담고 있는 중요성이 커서 별 다섯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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