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모두의 적
해적 한 명이 바꿔놓은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
스티븐 존슨 저자(글) · 강주헌 번역
한국경제신문 · 2021년 06월 15일
낭만 넘치는 17세기 말에 살았던 전설적인 해적 헨리 에브리 이야기를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 본 책이다. 해적에 관련하여 책이 몇 권 있는데 대부분 해적 자체에 집중하다보니 해적이 사라진 이유 등에 대해서는 접근을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 책은 17세기와 18세기 세계 정치와 관련하여 서술을 하다보니 종합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접근하였다.
17세기까지만 해도 영국은 "대영제국"이 아니었다. 그저 엘리자베스 1세 치하에서 해군력을 강화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아메리카 식민지 경영에 집중하고 사략선 등을 운영하고 있을 뿐이었다. 인도양 항로를 개척하면서 인도와 무력을 추진하던 동인도회사가 무굴의 절대적 황제 아우랑제브랑 잘 지내고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세계 역사를 바꾸게 되었다.
배 단위로 투자를 해서 그 수익을 나누던 시대, 즉 "벤처 시대"에 경력자들을 모아서 일을 하러 가야 하는 "팀"이 있었는데 그 팀이 예상치 못한 승인 문제로 출항을 못하게 되자 배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그 반란 주동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인류 모두의 적" 중에서 가장 최상급에 속하는 헨리 에브리라고 한다. 포르투갈에서 출발하여 대서양을 종단하고 인도양에 가서 마다가스카르에 머물면서 무슬림 순례객들이 돈 많다는 걸 알고 여러 해적들과 연합하여 매우 큰 배를 털게 되는데, 그 과정이 매우 놀랍다. 무굴 제국의 해군이 뻔히 있는데도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그 보물을 분배하여 해산한 해적들이 잡히게 된 경위, 행방 불명되어 그 이후를 알 수 없는 주동자 이야기 등 그 사건 전후 및 연관된 내용들이 이 책에 다 있다.
저자가 책을 잘 썼다. 일반적인 책보다는 조금 두텁지만 읽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그리고 번역도 잘 된 책이다. 사족으로, 이 책에 설명한 바대로라면 아랍 해적들이 수시로 출몰하여 영국인과 아일랜드인들을 납치해서 노예로 팔았다고 한다. 진정 17세기는 해적 전성 시대였단 말인가. 그 소재가 "캐러비안의 해적"으로 나온 건가.
책을 소개한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