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데이비드 호킨스, <호모 스피리투스>

데이비드 호킨스, <호모 스피리투스>, 판미동, 2009



 데이비드 호킨스의 3부작 <호모 스피리투스>가 이번에 새로 개정되어 나왔다. 눈에 띠는 변화로 우선 작아진 판형을 들 수 있는데 이전 호킨스 저서들이 서로 다른 출판사, 역자들에 의해 제각기 특색을 띠고 출판되었다면, 이번에 판미동에서 전면적으로 호킨스 전집을 간행하면서 표지 디자인을 비롯한 책의 판형 등이 일관적으로 통일되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호킨스의 저서들이 가지는 가장 큰 미덕이자 읽는 이에게 또렷한 인상을 주는 것이 저자의 한결 같은 일관성인데, 책의 크기에서 표지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일관성이 그 자체로 호킨스 저서들의 독해-그렇다 독서가 아니라 독해이다-를 수월하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일관성은 저자만이 가진 비범한 서술 능력에서 나오는 것이며 결국엔 독자들로 하여금 복되게 만드는 그 무엇이다. 이 책에서 일관성이 가장 큰 미덕으로 여겨지는 것은 이 책이 저자의 개별적인 인격에서 쓰여진 책이 아니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러므로 이 책을 두고 비인간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서술의 완벽함에 놀라워 하는 것은 도리어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음을 드러내줄 뿐일 것이다. 

 이 책의 머리말에도 나오는 말처럼, 우리가 이런 종류의 '진실'을 명석판명한 '개념적 체계'를 통해 접하게 된 일은 일찍이 없었다. 모르는 사람은 몰라서 말하지 못하고 아는 사람은 알아서 말하지 못한다는 어느 지점 내지 영역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게끔 체계적이면서도 일관성 있게 서술하는 이 책은 그 자체로 스승의 기능을 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스승이 제자에게 자신의 가르침을 전해주거나 제자를 감화시키는 일은 스승의 한결 같은 일관성에서 일어난다. 호킨스의 저서들은 이 '성스러운' 일관성을 따라 기술되었으며 그중에서도 <호모 스피리투스>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 호킨스의 첫 번째 저서 <Pover vs. Force>(역 의식 혁명)에서 사람들의 선형적 의식을 지배하는 비선형적 영역이 이야기되고 두 번째 저서 <THE EYE of the I>(역 나의 눈)에서 의식 내지 정신의 눈으로서의 기능을 하는 '나'가 묘사되었다면, 이 세 번째 저서에서 호킨스는 <I>(역 호모 스피리투스)라는-출판 역사상 가장 짧은 길이로 기록될- 제목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 저자가 말한 것과 같이 단순명료한 것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서술이 필요하며 이를 반증하기라도 하듯 이 책은 호킨스의 저서 중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호킨스의 책이 가지는 또 하나의 놀라운 축복은 독자들의 내면에 심어주는 모종의 확신이다. 책을 읽는 이들로 하여금 용기를 가지고 내면이 인도하는 길로 따라갈 수 있게 만드는 이러한 확신은 읽는 이들에게 영적 황홀함이나 내적 충만함으로 드러나는데, 이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을 읽을 독자들을 향한 호킨스의 무한한 사랑과 신뢰에 의한 것이다. 자신이 가려는 길에 대한 모종의 확신을 애타게 구하며 책을 집어들 이들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는 이미 그들의 운명이 그 길의 끝에 도달하는 것임을 전제하고 기술하는 책의 내용에서 드러나며, 그 내용들이 오직 그들의 불안을 경감시켜주려는 목적을 가진다는 점에서 더욱 명백하게 드러난다. 내면의 부름에 기꺼이 응답하려는 이들에 대한 저자의 애정어린 전폭적인 지원은 이 책이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드러나며, 그 질문이란 "내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이다. 이러한 저자의 태도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이 책을 포함하여 호킨스가 저술한 모든 책의 첫 페이지에 있는데, 그곳에는 언제나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자리하고 있다. "길은 곧고 좁다.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