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사 한명회
오백년 조선왕조에 가장 뛰어난 지략가
이수광 저자(글)
작은씨앗 · 2006년 07월 20일
이 책 저자는 소설가이다. 이 책은 역사서가 아니다. 이 책은 사실을 기반으로 했지만 소설에 가깝다 봐야 한다. 행여라도 이 책을 "평전"으로 오해한다면 곤란하다.
인기 작가의 남편인 영화 감독이 "왕과 사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에 단종의 비사를 담았는데, 뜬금없이 세조와 한명회가 욕을 먹고 있다. 관객들이 갑자기 도덕주의자들이 되었는지 조카를 죽인 비정한 왕으로 세조를 욕하고 있다. 댓글들 또한 비난 일색이다. 왜 세조가 계유정난을 일으키려 했는지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 한 쪽으로만 바라보면 다른 쪽을 볼 수가 없다. 양쪽을 다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미 지난 일이다. 후대의 기록이 얼마나 정확한지 몰라도 지금 기록들은 과거 사실들을 유추할 뿐이다.
조선왕조는 왕의 절대권력을 기반으로 하지만 사대부들도 개국에 지분이 많다. 그래서 조선왕조를 보면 항상 왕권 강화와 신권 확보가 싸우고 있다. 태조의 경우 워낙 초창기이고 개국 초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왕권 중심이지만 정종과 태종 그리고 세종 시기를 보면 왕권과 신권이 얼마나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지 명확하게 나온다. 정도전이 신권 강화를 밀고 나왔기에 이방원이 잔인하게 숙청을 시도했고 그 결과로 세종대까지 왕권 강화를 할 수가 있었다. 결과론적이지만 그래서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할때 신하들이 반대해도 밀어 붙일 수가 있었다.
그런데 세종이 죽고 문종이 즉위하면서 주상의 옥체가 심히 바르지 못한 관계로 세종때의 신하들이 힘을 쓰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수양과 안평이 경쟁을 하였고 긴박한 과정에서 계유정난을 통해 수양이 권력을 쥐었다. 이 과정에서 칠삭동이지만 나름 명문가 출신이었던 한명회가 역할을 많이 하였다고 한다. 이 책은 그 한명회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역사서가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신뢰할 수는 없다.
감정없이 살펴 본다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들인데, 이미 지난 일이고 왜들 힘을 낭비하는지 모르겠다.
사족으로 이 책에 "고르디우스의 매듭" 같은 매듭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건 좀 지나치게 간 것이 아닐까. 다른 고사에서 차용한 듯 한데, 그냥 "결심을 얼마나 잘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라는 개념으로 넣었으면 더 나았을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