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조선시대 해외파병과 한중관계

조선시대 해외파병과 한중관계

계승범 지음, 푸른역사

매우 학술적인 책이다. 저자가 논문으로 쓴 내용들을 책으로 풀었기 때문에 쉽지는 아니하다. 그러나 재미가 있다. 이제까지 이 땅의 역사를 "해외 침략 한번 없이 당하기만 했다"고 주장하는(혹은 그렇게 세뇌되었던) 사람들에게는 "하다못해 조선도 해외 파병을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줄 것 같다. 물론 그게 정복 전쟁이 아니고 억지로 군사를 보내달라는 파뱅이 많았던 점은 흠일 수도 있겠지만. 

조선은 명분이 약했다. 아무리 용비어천가로 떠들어도 전 왕조를 압박하여 양위 받았으니 정통성 면에서 대국이라는 명나라에 얽맬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성종때까지만 해도 이용하기 위해서 사대를 했었던 조선이 왕 스스로도 명분이 없었던 중종때부터는 "진심으로" 사대를 하기 시작한 것이 문제라고 보았다. 혹자는 그렇게 했기 때문에 임진년 전쟁에서 명이 파병을 해 준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이는 "순망치한"의 원리를 몰라서 하는 소리이다. 국제 관계에서 의리가 어디 있던가. 임진년의 일은 1950년 일어난 전쟁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며 미국에 대해서 맹목적인 사대로 나타난 것이다. 

거란의 침입을 적극적으로 막던 고려시대의 기상은 다 어디가고 임진년 전쟁 이후 조선 멸망때까지 아니 지금까지도 사대 습성이 있으니,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읽다보면 저자가 입 밖으로 내 놓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2011년 초에 "혈투"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광해군 11년에 명의 요청으로 파병된 조선군 낙오병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실제로 광해군은 파병을 미루다가 어쩔 수 없이 강홍립을 사령관으로 하여 약 1만명을 보냈는데, 3천 여명만 살아 남고 나머지는 청나라 군사들에게 몰살당했다. 지네 나라 병사들이 객지에서 죽고 있는데도 자식을 군대 보내지도 않은 병신같은 지도층은 명분이니 대국이니 따지고 있으니 어찌 한심하지 않은가.

Comments   4.0 / 2

  오거서 2025.09.03 11:24
한국사 연구 영역 확장에 공헌이 크다.
  MX세대 2025.09.29 09:53
조선의 파병은 흥미로운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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