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굴황제
로마보다 강렬한 인도 이야기
이옥순 저자(글)
틀을깨는생각 · 2018년 04월 10일
역사학자 이옥순 교수가 인도 무굴제국의 시작과 끝을 "황제"와 "권력" 관점에서 서술했다. 티무르의 후손이 16세기에 북인도부터 침입하여 수립한 무굴제국은 19세기 중반 영국이 마지막 황제를 내릴때까지 약 300년을 통치했다. 20세기 인도만 알고 있는 독자들은 이 책 한 권으로 무굴제국사를 아주 손쉽게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서문"부터 대단하다. 잘 쓴 책은 서문에서 독자를 사로 잡는데, 한두 문장을 읽다가 저자의 경력을 살피려고 약력을 찾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저자의 약력이 나와 있지 않았다. 아니 이렇게 대단한 역사학자신데 왜 책을 못 봤을까. 역시 세상에는 고수가 많다. 어쨌건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서문에 다 있다. 그리고 저자가 쓴 서문을 읽고 나면 어느새 목차를 지나 본문을 읽을 것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들지 않아도 "권력은 그 누구와도 나누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 왕조도 그랬고 고려와 조선도 그랬다. 부유하기가 당시 세계에서 첫째에 해당하는 무굴제국도 시작부터 끝까지 권력을 나누지 않았다. 그래서 저자는 다 가졌지만 불쌍한 황제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단순히 그런 내용만 읽었다면 저자의 의도를 10%만 깨친 것이다. 좀 더 심오하고 인생을 관통하는 내용이 있다. 그걸 찾아야 진정한 독자일 것이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냉정하고 또 비슷하다. 이 책의 평가는 "재미있다"다. 저자가 정말 글을 잘 썼다. 시작부터 끝까지 저자가 완급도 조절하고 분량도 조절하면서 독자들에게 편히 들으라고 설명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