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의 "곡성"도 그렇고 이 영화 "Hope"도 꿈 관점에서 접근해 보면 어떨까.
이 영화 아니 꿈에서 "나"는 황정민 배우가 맡은 "범석"이다. 파출소장이고 일이 생겼다는 연락(이 연락은 영화 상에 나오지 않는다. 꿈에서도 그렇다. 연락이 왔다는 설정으로 끝난다. 이걸 따지겠다면 아 연락 갔다구요 라고 말을 할 수 있다.)을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이 영화가 악몽이라고 보는게 바로 여기 이 지점이다. 소가 그냥 죽어 있는게 아니다. 꿈에서는 이런 처참한 사체가 정확히 안 나온다. 여기서도 어느 정도나왔지만 그렇게 정확하지는 않다. 꿈이라는게 정말 뜬금없는 전개지 않은가. 아니 내가 신고 받고 출동했는데 왜 소 시체가 있는거야? 이게 악몽이니까 가능한 전개다.
그러고서 본부와 연락을 하면서 마을로 들어왔는데, 뭔가 심상치가 않다. 동네 사람들이 트럭을 타고 다니며 총질을 하고 있지 않나, 동네 청년들이 트럭을 가져 와서 타라고 하여 타고 가니 뭔가를 추적하질 않나, 이것들이 갑자기 나한테 총을 쏘질 않나, 그런데 내 뒤에 괴물이 있었다고 하질 않나. 쫓아 다녔는데 괴물은 안 보이고 처참한 흔적만 보이는데 도대체가 종잡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악몽이니까. 동네 청년하고 같이 가게를 보는데 뭔가 음습한 놈이 있었다. 그 놈이 청년을 부숴 버리고 나를 쫓아 온다. 진짜 악몽은 바로 이런 거다. 나는 피할 수 있고 도망갈 수 있는데 왜 하필 나를 쫓아 올까. 죽자사자 오금 저리도록 도망을 가는데 발이 안 떨어진다. 그런데 갑자기 부하직원이 유탄 발사기가 달린 총을 가져 와서 나를 구해준다. 아니 이 시골에 유탄 발사기 달린 총이 어디 있냐고. 그것도 M16으로. 그런데 이런 의문을 품을 필요가 없다. 부하직원이 말했다. "지금 그게 중요해요?" 그렇다. 꿈이니까 이게 중요할 리가 없다. 꿈이라 내가 살아야 하니까.
그러면 친척인 성기의 모습과 활동상은 어떻게 된 걸가? 이 역시 "내 꿈"이기 때문에 내가 그 자리에 가 있지는 않지만 내 꿈 속에서 전지적 관점으로 성기의 활동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성기가 위험해 보인다. 그러면 당연히 구하러 가야 한다.
사살한 외계인을 해부하거나 양배가 잡은 외계인 사체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어느 영화에서 본 느낌이 들지 않는가? 왜 그럴까. 이게 내 악몽이기 때문에 그 악몽의 출처가 그 영화들이라 그렇다.
특히 외계인들이 차량을 추격해 오는 씬이 바로 "내 악몽의 정점"이라고 봐도 된다. 정말 열심히 도망을 가는데 가도가도 제자리인 듯하고 쫓아오는 외계인은 금방 나를 쫓아 온다. 도망을 가다가 친척 동생 성기도 떨어진다. 와 이게 악몽이 아니고 뭔가. 그리고 그 작은 차에 다 탔는데 차가 출력이 날듯말듯 힘도 딸린다.
이 방대한 악몽은 우주선도 떨어지고 차를 버리고 무기를 들고 뛰어 가는 와중에 "나도 생각 좀 하자"로 마무리 할 수 있다. 아니 근데 생각을 해 보라. 그 와중에 무기를 왜 들고 뛰는데? 그게 꿈이랴 그렇다. 꿈이니까 뛰어 다니는 설정이 가능하다. 이 꿈을 꾼 사람은 적어도 밤새 키가 많이 컸다고 봐야 한다.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꾸는 악몽"으로 설정을 하면 희안하게 앞뒤가 다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