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에스컬레이터 탔다 척추 골절 '날벼락', 무슨 일이?
[뉴스데스크]
◀ 앵커 ▶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는 항상 이런 작은 기둥이 설치돼 있습니다.
손수레나 무거운 짐을 끌고 타지 말라는 뜻이죠.
그런데 이를 무시했다가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요즘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체 에스컬레이터 사고의 80%나 차지한다고 하는데요.
곽동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
하행 에스컬레이터에서 손수레 하나가 굴러 떨어집니다.
한 여성이 손수레를 치워보려 하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그러자 바로 뒤따라 내려오던 10여 명이 차례차례 뒤엉켜 넘어집니다.
여든 살 조모 할아버지도 이때 심하게 넘어졌습니다.
할아버지는 에스컬레이터에 머리가 끼면서 두피가 벗겨지고, 척추 5곳이 부러졌습니다.
[피해 할아버지]
"빨리 내렸으면 되는데 내리질 못하고 엎어져 버렸으니 그 위에 사람이 덮쳤지…."
지금까지 6백만 원 넘는 치료비가 나왔지만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앞서가던 여성이 할아버지 쪽으로 넘어졌지만 이 여성도 앞사람 탓이었던 데다, 신원도 파악하지 못한 때문입니다.
서울 메트로는 안전 조치를 다했다며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울 메트로 역사 관계자]
"에스컬레이터 자체(문제)인가, 아니면 손님이 이용하다가 스스로 그렇게 됐나 거기서 판단이 나죠."
엿새 전 지하철 분당선 미금역에서 난 사고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무거운 상자를 들고 가던 여성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뒤따르던 5명이 잇따라 다친 겁니다.
두 경우 모두 짐이나 손수레가 원인이었습니다.
사고가 났던 지하철역을 가봤습니다.
짐이 있으면 바로 옆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있고, 짐을 갖고 타지 못하도록 볼라드가 설치돼 있지만 여전히 손수레를 끌고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에스컬레이터에서 난 사고는 213건.
이 가운데 짐이나 손수레를 갖고 타거나 장난을 치는 등 이용자의 과실로 인한 사고가 90%를 넘습니다.
잇따라 넘어지는 사고를 막기 위해선 에스컬레이터 입구나 출구에 위치한 정지 버튼을 눌러 사고 즉시 에스컬레이터를 멈추는 게 최선입니다.
하지만, 정지 버튼을 누르기 전에는 큰 소리로 손잡이를 잡으라고 알려야 또 다른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곽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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