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
24일 발사 시도 도중 기술적 문제로 중단돼… 문제 해결 후 25일 발사
위성과 발사체 기술 모두 갖춘 나라 한국 포함 7개국 뿐
[문화뉴스 우현빈 기자] 누리호(KSLV-Ⅱ)가 3차 발사에 최종 성공했다.
지난 25일 오후 8시경, 정부는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뤄진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성공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누리호는 나로호(KSLV-Ⅰ)에 이어 개발된 두 번째 한국형 발사체다. 러시아와 공동 개발했던 나로호와 달리 누리호는 1단부터 3단까지 모두 우리나라가 자력으로 개발했다.
이번 발사 이전 누리호는 두 번의 시험발사를 거쳤다. 그중 첫 번째인 2021년 발사는 거의 성공했으나 마지막에 위성 모사체(실제 위성이 아닌 시험용 모형)가 궤도 안착에 실패하면서 최종 실패했다. 하지만 두 번째인 2022년 발사에서는 위성 모사체, 성능검증 위성과 4개의 큐브위성까지 모두 궤도에 안착하며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3차 발사는 기존 두 번의 발사와 달리 실용 발사였다. 누리호에는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에서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7개의 큐브위성이 실렸다. 이 중 한국천문연구원과 민간업체에서 개발한 큐브위성 7기는 각 기관의 연구 목적에 따라 6개월에서 1년간 관측 임무를 수행하고,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국산화를 시도 중인 다수의 우주 기술을 검증하는 임무와 더불어 SAR(Synthetic Aperture Radar, 합성개구레이더)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SAR은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지표면을 관측하는 장비로, 기상 상태에 구애받지 않고 지표면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전천후 능동 센서다. 특히 군사적인 면에서 유용한데, 날씨와 밝기의 영향을 받는 광학·전자광학 센서, 장거리 사용이 어려운 적외선 센서와 달리 언제든 적의 동태를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SAR은 움직이고 있는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이점이 더욱 크다. 이번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SAR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우리는 대북 감시에 유용한 기술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번 발사도 계획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았다. 이번 3차 발사는 지난 24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발사를 불과 두 시간 앞두고 있던 당일 오후 4시 발사 연기가 발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오태석 1차관은 발사 연기 이유에 대해 "저온 헬륨 공급 밸브 제어 과정에서 발세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제어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도 아직 누리호에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기 전이어서 발사 절차 중단은 어렵지 않게 이뤄졌다. 항우연과 과기부는 문제만 해결되면 바로 다음 날에라도 발사를 재시도할 것으로 예상했고, 다행히 기체가 아닌 발사대 문제인지라 해당 문제는 금방 해결됐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25일 오후 6시 24분 누리호의 발사가 실행됐고, 두 시간 만에 발사 성공이 확인됐다. 누리호에 실린 차세대소형위성 2호 역시 교신이 이루어져, 모든 상태가 정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큐브위성 역시 하나씩 확인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발사로 우리나라는 우주 발사체와 위성 기술을 모두 갖춘 나라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 세계에 자체 제작 발사체와 자체 제작 위성으로 로켓을 발사하고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나라가 7개 나라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이번에 한국이 포함돼서 7개 국가이고, G7 국가에서도 미국, 프랑스, 일본 3개국 밖에 없는데 이는 우리가 우주 산업 분야에서 그야말로 G7에 들어갔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말 벅차고, 우주과학이 모든 산업에 선도 역할을 하는 것인 만큼 이제 전 세계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첨단 과학기술을 바라보는 눈이 저는 이번에 확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