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리, 사법 정비 재추진 의사 밝혀
정부 사법 개혁, 사실상 사법부 무력화 논란

[문화뉴스 함예진 기자]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이스라엘 시민들의 목소리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사진=시위대가 의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사진=시위대가 의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현지 시각으로 지난 24일,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예산안 처리 후 사법 정비 추진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이미 재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총리가 재추진하고 있다고 한 사법 정비는 네타냐후 정부 출범 초기부터 시도된 것으로, 지난 3월 격렬한 반대 시위에 한차례 잠정 연기된 상황이었다.

사진=사법 정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시위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제공
사진=사법 정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시위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제공

네타냐후 총리가 계획하고 있는 사법 정비는 사법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법부 인사를 담당하는 법관 선정 위원회를 여당이 통제할 수 있게 해 사법부 인사권에 여당의 영향력이 미치는 것을 허용한다. 게다가 사법부가 사법심사를 통해 의회의 잘못된 입법을 막는 권한을 제한하고 대법원의 결정을 무효화할 수 있는 내용도 담고 있어 사실상 사법부를 무력화하는 입법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정부의 사법 정비에 반대하는 예비역 군인들이 네타냐후 총리 사저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제공
사진=정부의 사법 정비에 반대하는 예비역 군인들이 네타냐후 총리 사저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제공

네타냐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사법 정비가 예고된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정부의 개혁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이번 사법 정비가 권력 견제와 균형을 무너뜨리고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를 침해한다며 격렬한 시위행진을 이어갔다. 의료계, 법조계 그리고 예비역 군인들까지 정부의 사법 정비에 반대하며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역시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 정비 추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우려의 입장을 솔직하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사람들이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민족주의 연합 정부의 사법 정비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사진=사람들이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민족주의 연합 정부의 사법 정비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격렬한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네타냐후 정부는 반대입장을 보인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해임하는 등 한동안 사법 정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하자 결국 정부는 개혁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사진=이스라엘 벤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에서 예산안 처리 중 발언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제공
사진=이스라엘 벤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에서 예산안 처리 중 발언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 정비에 대한 의지는 아직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잠정 연기 당시 정부가 진정성을 보이면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총리는 이번에 재추진 입장을 다시 밝혔다. 이스라엘 전국에서 20주째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총리의 재추진이 시위 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사람들이 사법 정비 반대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사진=사람들이 사법 정비 반대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한편, 이스라엘에선 지난해 12월부터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새로운 연립정부가 출범해 집권하고 있다. 네타냐후의 리쿠르당과 함께 극우 정당,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그리고 보수 유대 정치 연합으로 구성된 연립정부는 정부의 극우 성향으로 인해 출범 시작부터 큰 우려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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