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제조 2025' 포기.. 이젠 우릴 못따라온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2018. 11. 1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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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전문가 "아무 증거없어"

미·중 무역 갈등의 핵심 사안인 '중국제조 2025' 계획을 중국이 포기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했다.

9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 시각) 중간선거 직후 열린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경제 대국으로서 우리를 추월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더 따라오질 못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이 계획을 포기한 것은 "내가 (그 계획이) 매우 모욕적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라며 "그들에게 '2025년 중국이 세계 경제 패권을 차지한다는 의미의 중국제조 2025는 매우 모욕적'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2015년 발표된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의 핵심 부품 국산화율을 2025년 70%까지 끌어올려 중국을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국가 전략이다. 반도체·로봇·전기차 등 10대 전략산업을 대대적 투자와 지원을 통해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제조 2025'는 미·중 무역 전쟁 배후의 가장 첨예한 이슈다. 미국은 이 계획이 외국 기업을 차별하는 부당한 산업 정책이라며 포기를 종용해 왔지만, 중국은 거부해왔다. 중국이 이를 접기로 했다면, 중대한 양보를 한 것이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는 반응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번 발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8일 발언과 상충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을 만나 "상호 이해와 양보의 정신 위에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 밝힌 뒤, "미국도 중국이 스스로 택한 길로 발전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일정 부분 양보할 수 있지만 '중국제조 2025' 등 중국의 핵심 이익 영역은 예외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윌리엄 라인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도 "중국이 이 계획을 포기했다는 아무 증거도 없고 중국은 앞으로도 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말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시진핑 회담을 앞두고, 미·중은 9일 워싱턴 DC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웨이펑허 국방부장이 참석하는 외교·안보전략 대회를 열고 무역 전쟁과 북핵, 남중국해 등 현안에 대한 사전 조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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