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 5대로 날라" 명품 쏟아진 말레이 전 총리의 집

정민승 2018. 5. 19. 14: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나집 라작 전 총리 자택에 대해 펼친 압수수색에서 명품가방 현금, 보석, 시계 등 귀중품이 무더기로 나왔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재임 당시 대규모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나집 전 총리를 내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18일 나집 라작 전 총리 소유의 주택에서 압수한 물품들을 쇼핑카트로 실어나르고 있다. 쿠알라룸푸르=EPA연합뉴스

말레이시아 경찰이 나집 라작 전 총리 자택에 대해 펼친 압수수색에서 명품가방 현금, 보석, 시계 등 귀중품이 무더기로 나왔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재임 당시 대규모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나집 전 총리를 내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스트레이츠타임즈 등에 따르면 말레이 경찰은 17 밤부터 총리 집무실, 나집 전 총리와 연관된 고급 주택 등 모두 6곳을 수색했다. 아마르 싱 상업범죄수사국장은 18일 오전 수색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압수수색을 한 주택들은 ‘탄 스리(Tan Sri)’가 소유한 것”라고 말했다. 탄 스리는 이름 앞에 붙는 말레이시아 작위로, 비왕족 중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나집 라작 전 총리도 탄 스리 작위를 갖고 있다.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 소유의 주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펼친 아마르 싱 상업범죄수사국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즈 캡쳐

경찰은 수색 장소 중의 한 곳인 파빌리온 레지던스에서 에르메스 버킨백이 담긴 오렌지 상자 수 백 개를 경찰트럭 5대로 실어 냈다. 경찰은 예상을 뛰어넘는 분량의 압수품이 나오자 상자들을 나집 전 총리의 집에서 트럭까지 옮기는데 쇼핑카트를 이용해야 했다. 싱 국장은 “보석이 상당히 많다. 품목 총액을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압수품에는 명품 가방 284개와 시계, 보석, 등 귀중품이 담긴 72개의 가방이 포함됐다.

나집 전 총리의 부인, 로스마 여사는 유명한 버킨백 수집가로 알려져 있다. 남편의 연봉 10만 달러 외엔 알려진 소득원이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행사 때마다 색깔이 다른 버킨백에 고액 시계를 차고 나와 구설에 올랐다. 지난 2009년에서 홍콩의 명품판매점에서 300만달러(32억4,600만원)어치의 다이아몬드를 사들이고, 다른 업체 한 곳에서도 170만달러 상당의 보석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쇼핑의 퍼스트레이디’ 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로스마 여사는 “어릴 때부터 저축하는 것이 습관이었다. 저축해 모은 돈으로 샀다”고 해명하는가 하면, 2013년 발간 자서전에서 “내 돈으로 내가 보석과 옷을 사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오늘날의 나집 라작을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현지 다른 매체는 이번 수색 과정에서 '열쇠를 잃어버리면서' 20년 동안 한번도 열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나집 전 총리 소유의 금고도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 작업에는 두 명의 금고 전문가가 투입됐으며, 금고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현금이 나왔다. 압수수색 현장에는 현금 계수기도 등장했지만, 압수 현금 액수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금고 전문가들은 다른 금고 8개에 대해서도 개봉작업을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18일 나집 라작 전 총리 소유의 주택에서 압수한 물품들을 쇼핑카트로 실어나르고 있다. 쿠알라룸푸르=EAP연합뉴스

전직 총리에 대해 진행된 최대 규모의 압수수색 작전은 나집 전 총리가 재임 당시 나랏돈을 빼돌려 개인 비자금을 만든 혐의에 대한 증거를 찾기 위해 진행됐다. 나집 전 총리와 측근들은 2009년 설립된 1MDB를 통해 최대 60억 달러(약 6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일간 더스타 등 현지언론은 정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가 이날 오후 쿠알라룸푸르 시내 자택에 머무는 나집 전 총리에게 오는 22일 MACC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소환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mailto:msj@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