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스 증손자, 혼외자 아들... 44세 장완안은 미래의 ‘대만 1인자’?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2. 11. 2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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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지방선거에서 타이베이 시장에 당선된 국민당 장완안(蔣萬安·44) 후보/조선일보DB

26일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에서 타이베이 시장에 당선된 국민당 장완안(蔣萬安·44) 후보는 장제스 초대 총통의 증손자이자 장징궈(蔣經國) 전 총통의 손자이다. 그는 이번 당선으로 ‘최연소 타이베이 시장’ 기록을 세운 동시에 국민당이 8년 만에 타이베이를 탈환하는 주역이 됐다. 장완안은 42.29%(57만6000표)를 얻어 민진당 천스중(陳時中) 후보(31.93%)를 10.4%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대만에선 천수이볜, 마잉주 등 타이베이 시장을 거쳐 총통에 오른 사례가 많아 정계에서는 벌써 그가 증조부와 조부의 뒤를 이어 대만 1인자에 오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타이베이는 그동안 민진당이 한 차례(1994년)밖에 차지하지 못했을 만큼 국민당 텃밭이었지만, 2014년 민진당과 연대한 무소속 커원저 후보가 당선되고 재선까지 성공하면서 국민당이 수세에 몰렸다. 닛케이아시아는 “수도를 두 번이나 뺏기고, 차이잉원 총통에게 대적할 대안을 찾지 못했던 국민당에 장완안의 승리는 상징적”이라고 했다.

장제스 대만 초대 총통의 증손자이자 장징궈 전 총통의 손자인 국민당 장완안 후보가 26일 수도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주먹을 치켜들며 자축하고 있다. 올해 44세인 장완안은 '타이베이 역대 최연소 시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AP 연합뉴스

장완안은 장징궈 전 총통이 비서와 혼외 관계에서 낳은 장샤오옌 전 행정원 부원장(부총리)의 아들이다. 장징궈는 생전에 혼외 자식의 존재를 부정했다. 이에 장 전 부원장은 아버지가 사망한 뒤에야 친아들이란 사실을 인정받았고, 2005년 모친의 성에서 본래 장(蔣)씨 성으로 바꿀 수 있었다. 장 당선인도 이때 성을 바꿨다. 장 당선인은 10세가 될 때까지 자신이 장제스 혈통이란 사실을 몰랐고, 이후에도 장씨 가문의 다른 친척과 교류가 드물었다고 한다. 그는 2015년 영국 BBC 인터뷰에서 “가족은 나에게 부담도 후광도 아닌 혈연관계일 뿐”이라며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장 당선인은 대만 국립정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2013년 대만으로 돌아왔고, 2015년 국민당 당내 경선을 거쳐 이듬해 입법위원(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재선에 성공하며 정치인으로서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 대만에서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당 의원 7인 중 한 명으로 주목받았다. 자신의 정치적 외연을 넓히기 위해 ‘중정(中正·장제스의 본명)기념당’의 이름을 장제스와 관련 없는 이름으로 바꾸자는 반대 진영 요구에 동의하고, 국민당 집권 당시 박해를 받은 희생자들을 지원하는 등 진보적 성향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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