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도로에 전날 트럭과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배달원을 추모하는 꽃이 놓여져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도로에서 화물차에 깔려 숨진 배달원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직장이 문을 닫아 생계 유지를 위해 배달 일을 시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고인에 대한 악플은 가족을 두번 죽이는 것”이라며 고인에 대한 비방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사망한 배달원의 여동생은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79년생인 오빠가 코로나 사태로 다니던 직장이 문을 닫아 쉬다가 배달이 힘들지만 돈 벌이가 된다며 올해 3월 배달일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들이) 너무 걱정돼서 하지 말라고 했고, 그때마다 오빠는 괜찮다고 했다”며 “조심히 다닌다고 했는데 결국 이런 사고가 생겼다”고 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선릉역 사고 소식을 기사로 접하고 ‘우리 아들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에 아들에게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이후 아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고인의 동생은 “어머니가 오열하며 실신하셨다”고 했다.

고인의 동생은 사망한 배달원에 대한 악플과 비방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주위에서 고인에 대한 악플이 너무 많다고 해 우리는 오빠 기사를 못 보고 있다”며 “저희는 두번 죽고 있다”고 했다. 고인의 동생은 사고 상대방인 트럭 운전사에 대해선 “그분도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겪을 것”이라며 “그분도 피해자이고, 위로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노조는 선릉역 사고와 관련해 이날 성명을 내고 “배달원의 최소한의 안전망인 배달오토바이 공제조합을 설립해 라이더들의 의무 유상보험, 안전교육, 배달 교육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