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화물차 추돌 후 건물 돌진…가스 화재로 2명 숨져

20일 오전 11시 시흥동 도로에서 차량 간 충돌사고
인근 건물에 불 옮겨붙어…현재까지 8명 사상
"가스배관 손상돼 가스 유출,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

20일 오전 11시쯤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도로에서 택배차량이 추돌 사고가 난 뒤 인근 건물로 돌진해 총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해당 건물이 불에 타 검게 그을렸다. 김정록 수습기자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도로에서 5톤 택배차량이 추돌 사고가 난 뒤 인근 건물로 돌진해 2명이 숨지는 등 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쯤 금천구 시흥동의 한 도로에서 5톤 택배차량이 1톤 트럭과 충돌한 뒤 인근 건물의 지상 1층으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가스가 유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했고, 불길은 5층 건물 끝까지 번졌다. 이 건물 옆 1층 단층 가건물도 무너졌다.

이 사고로 1층 단층 건물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던 여성과 행인 등 총 2명이 숨졌다. 이들은 건물 잔해 속에서 발견돼 아직 정확한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이날 오후 2시 30분, 1층 미용실과 2층 넥타이 공장, 지하 1층 다방 등은 불에 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사망자가 나온 옆 가건물 1층 과일 가게에는 새까맣게 탄 재들과 유리 조각만 남아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차량 (충돌)으로 사망했는지, 화재로 숨졌는지 알 수 없다"며 "사망 원인은 국과수 부검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오전 11시쯤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도로에서 택배차량이 추돌 사고가 난 뒤 인근 건물로 돌진해 총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김정록 수습기자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있던 4명과 택배차량·트럭 운전자 등 6명은 부상을 입어, 이 중 4명이 병원에 이송됐다.


이 건물은 철근 콘크리트로 된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택배차량이 건물로 돌진할 때 1층 가스 배관을 건드려 가스가 유출됐고, 이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 폭발의 위력으로 불이 난 건물 뿐 아니라 건물 맞은 편 상점의 유리창도 깨졌다. 맞은편 상인 노회동(59)씨는 "가스 터지는 소리가 세 차례 났다"며 "거기(가스 배관)에 불이 붙으면서 화염 방사기처럼 1층에서 2층으로 쏘듯이 불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 박모씨는 "유리창이 '뻥' 하면서 깨진 것 같은 소리를 듣고 놀라서 나왔다. 불이 번져 있었다"며 "우리 가게와 떨어져 있는데도 유리창이 다 깨졌다"고 했다. 근처에 거주하는 박용숙(65)씨는 "과일 가게를 부부가 운영한 것으로 안다"며 안타까워했다.

20일 오전 11시쯤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도로에서 택배차량이 추돌 사고가 난 뒤 인근 건물로 돌진해 총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가스 폭발의 여파로 맞은편 가게들의 유리창이 깨졌다. 김정록 수습기자
경찰은 택배차량 운전자가 주행 중 추돌한 것으로 보고 두 차량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1시 18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 109명, 경찰 14명 등 총 155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오전 11시 43분 초진한 끝에, 오후 2시 12분 완전히 진화됐다.

당국은 종합적인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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