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일 법무부 차관에 이용구 변호사를 내정했다. 이 차관 내정자는 법관 출신으로, 지난 2017년 8월 비검찰 출신으로는 최초로 법무부 법무실장에 임명돼 2년 8개월간 근무한 바 있다. 사진은 이 차관 내정자가 2020년 3월 17일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열린 법조계 전관 특혜 근절방안 브리핑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2일 임명된 신임 이용구 법무차관이 4일 예정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장 자격으로 징계위에 참석할 경우 윤 총장 측이 이 차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사징계법 제17조에 따르면 “징계혐의자는 위원장 또는 위원에게 징계 결정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에는 기피를 신청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기피 여부를 의결한다.

이 차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추미애 법무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을 맡아 지난 4월까지 추 장관 참모인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근무했다. 조국 전 장관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으며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도 참여했다.

이 차관은 특히 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관은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본부장을 맡았던 ‘문재인 캠프' 종합상황본부에서 단장을 맡아 당시 상황 2실장이었던 박범계 의원과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 1실장이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고, 상황 2부실장이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다.

윤 총장 측은 그간 윤 총장과 각을 세워온 이 차관의 이러한 성향을 이유로 기피 신청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관은 윤 총장 징계 청구 당사자로 징계위 심의 과정에 참여할 수 없는 추 장관을 대신해 4일 열리는 징계위 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징계위원회에서 무조건 윤 총장에 대한 해임 결정을 끌어내야 하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추미애 라인 검사' ‘인권법 출신 판사'에게 발등이 찍힌 뒤 이제는 ‘문재인 캠프’ 출신 말고는 믿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며 “이 차관 임명은 그러한 두려움의 표현이 담긴 고립무원 인사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추미애 라인'으로 꼽혀온 고기영 법무차관이 징계위를 이틀 앞둔 지난 30일 전격적으로 사표를 내며 예정됐던 징계위원회가 4일로 이틀 연기됐고, 진보 성향 판사 모임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인 조미연 행정법원 판사가 1일 윤 총장 직무 집행 정지 조치를 중단시키며 여권에 타격을 입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