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논의된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15. photo@newsis.com
서울광장서 의료봉사하는 안철수 - 서울시장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코로나 선별검사소에서 시민의 코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후보 단일화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의사 출신인 안 대표는 이날 의료 봉사에 나섰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상대로 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논의를 중단하고 자체 후보 선출을 위한 일정에 들어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일화는 우리 후보가 확정된 3월 초에 논의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지금껏 물밑에서 안 대표 측과 주고받던 단일화나 통합 관련 논의도 ‘일시 정지’ 상태가 됐다고 양당 핵심 관계자들은 전했다.

국민의힘은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세부 규칙을 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최종 후보 토론 방식을 ‘일대일 스탠딩 방식’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미국 대통령 후보 TV 토론을 연상하면 이해하기 쉽다”고 했다. 공천위 잠정안에 따르면, 예비 경선에서 본경선 진출자 4명을 가린 뒤, 둘씩 짝을 지어 1대1 토론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1대1 토론에선 ‘질문 1분, 답변 3분’ 같은 종전 형식에서 벗어나, 1시간여에 걸쳐 원고 없는 무제한 토론을 하도록 했다. 1대1 토론을 마치면 네 후보자는 합동 토론회를 진행하는데, 이 모든 과정이 하루에 마무리된다. 공천위는 토론이 끝나면 시민들의 여론조사를 집계해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후보 단일화를 위한 통합 논의를 먼저 하자”고 했던 정 위원장은 이날 한 매체 인터뷰에서 “안 대표는 중도 지지층을 독점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플랫폼이 돼 다 같이 범야권 통합 경선을 치르자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후보 검증에도 신경 쓰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공천위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이번 보궐선거가 당 위기를 타개할 기회”라면서 엄격한 검증을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민 공천위원은 “누굴 띄우기보다 사고 날 만한 사람을 걸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최근 김병욱 의원이 성폭행 의혹 논란으로 탈당했고, 국민의힘 추천으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이 됐던 정진경 변호사가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한 상황 등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취지다. 음주 운전자 처벌 강화법인 일명 ‘윤창호법’을 기준 삼아, 음주 운전에 한 번만 걸려도 후보 자격을 박탈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으면 출마하겠다”는 조건부 선언을 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7일쯤 정식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 당초 제시했던 시한인 이날까지 안 대표가 입당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본격 행보를 시작하는 것이다. 오 전 시장은 “서울시를 실제로 운영했던 행정 능력과 실행력을 내세워 당내 경선부터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출마 선언 직후 보수 진영 원로들을 만나며 지지세를 확산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아동보호기관 찾은 나경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의 한 아동보호기관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나 의원은 이날 “아동 학대 범죄에 대해선 무관용 징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3일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은 여성·아동에게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의 아동 보호 전문 기관을 찾아 “‘정인양 사건'으로 많은 분이 아동 보호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일회적으로 끝나선 안 된다”며 “우리 사회는 아동 학대 개념을 너무 좁게 인정하는데, 무관용 징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한 법원 판결이 나온 것을 두고도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이에 대한 대대적 감사와 진실 규명에 나서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윤희숙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이혜훈·김선동·오신환·이종구 전 의원,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근식 교수,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 등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거나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