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9)이 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토트넘이 국가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25·베이징 궈안) 영입을 추진 중이라고 영국 매체 미러가 15일 보도했다. 같은 연고지(런던)를 둔 ‘라이벌’ 첼시가 김민재에게 눈독을 들이자 토트넘이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더선은 “토트넘과 첼시가 김민재를 놓고 영입 전쟁을 벌인다”고 했고, 풋볼런던도 “손흥민이 김민재 영입을 준비하는 토트넘에 이미 의견을 전달했다”며 불을 지폈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조선일보DB

◇작년 여름 이어 유럽서 관심

토트넘이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토트넘은 작년 여름 수비수 얀 페르통언(34·벨기에)이 포르투갈의 벤피카로 이적하자 김민재를 대체 자원으로 생각하고 베이징과 협상을 했지만 결렬됐다. 토트넘이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다시 김민재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면, 그것은 첼시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첼시는 2013년 토트넘이 주목하던 브라질 출신 공격수 윌리안(33·현재 아스널 소속)을 낚아챈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의 ‘대들보’다. 키 190㎝에 단단한 체구를 지녀 유럽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데다 스피드와 패스 능력도 좋다. 해외 매체도 그의 국내 별명인 ‘괴물’을 본떠 몬스터(monster)라 부른다.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도 해결했다. 전북에서 뛰던 그가 2019년 1월 이적료 약 70억원, 연봉 약 30억원(추정치) 조건으로 베이징으로 옮길 때도 EPL의 왓퍼드가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작년 여름엔 토트넘뿐 아니라 아스널, 에버턴 등 EPL 여러 팀이 러브콜을 보냈고, 이탈리아 프로축구의 라치오도 나섰단 보도가 나왔지만 김민재의 유럽 진출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번엔 유럽행 가능할까

작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불거진 김민재 영입설을 두고 그가 속한 에이전시의 언론 플레이로 보는 시각이 있다. 김민재는 중국 진출 후 해외 에이전시 회사와 계약을 했다. 유럽 축구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에이전시 회사가 김민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럽 구단이 김민재에게 계속 관심을 두는 것처럼 유도했을 수가 있다”고 했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각 구단의 주머니 사정도 좋지 않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거액의 이적료를 주고 유럽 무대에서 검증되지 않은 선수를 데려오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만약 베이징이 김민재의 이적료를 낮춘다면 김민재가 유럽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베이징은 작년 여름에 김민재의 이적료로 1500만파운드(약 225억원)를 내세웠다. 시장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유럽 축구 이적 전문 매체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김민재의 시장 가치는 200만유로(약 27억원)다. 올해는 베이징이 이적료를 낮출 수도 있다. 올해 12월 김민재와의 계약이 만료되면 이적료 없이 떠나보내야 한다. 베이징으로선 1월 말까지 열리는 유럽 이적 시장이 이적료를 받고 김민재를 내보낼 기회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