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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러시아, 우크라 침공 명분 쌓으려 위장작전"

신혜림 기자
입력 : 
2022-01-16 18:06:18
수정 : 
2022-01-16 18: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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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군 스스로 공격한 뒤
우크라에 누명 씌우려 계획
백악관 "1~2월 침공 가능성"

긴장 고조에 유가 급등
美국채 등 안전자산에 주목
러시아가 자국 군을 스스로 공격한 뒤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누명을 씌우는 작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다. '자작극'을 벌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먼저 공격했다는 침공 명분을 만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CNN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공격당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공작원을 미리 배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공작원들은 러시아 대리군(proxy forces)에 대한 공격을 수행하기 위해 시가지 전투와 폭발물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공격했다는 누명을 씌우기 위해 러시아 특수부대가 자국 군대를 상대로 무력 도발 행위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가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 사이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이 계획은 서방과의 안보 합의가 실패할 경우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CNN에 전했다.

러시아는 '공격 자작극'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모든 내용은 근거가 없고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 약 10만명을 집결시키면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러시아 인근 국가에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안전보장 문서 채택을 서방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주 러시아와 미국, 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우크라이나 문제를 놓고 연쇄 협상을 벌였으나 구체적인 합의는 도출하지 못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는 2개월 만에 최고치로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70달러(2.07%) 오른 배럴당 83.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9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주간 기준으로는 6.3%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원유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칠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브렌트 도널리 스펙트라마케츠 대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미국 10년물 국채를 사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채는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거나 경제위기가 올 때 가격이 오르는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힌다. 국채와 더불어 스위스프랑 가치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에 대해서는 "이런 시나리오에선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또 마켓워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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