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가 일각에서 주장하듯 특정 단일 세력의 의도적인 공격에 의해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낸슨은 루나·UST 폭락 사태가 벌어진 지난 7∼11일의 블록체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UST를 불안정하게 만든 단일한 공격자나 해커가 있다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논박한다”고 밝혔다.

테라 시스템이 붕괴한 것은 지난 9일 UST의 가격이 기준가인 1달러 밑으로 내려가면서부터다. 당초 UST의 알고리즘대로라면 UST의 가격이 1달러를 회복했어야 했지만, 테라 시스템에 대한 불신으로 UST와 루나의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현상이 벌어졌다.

당시 UST가 ‘디페그’(de-peg·기준가 밑으로 가격 하락)한 것에는 UST의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특정 세력이 UST를 대량으로 매도한 영향이 컸기에 이를 둘러싼 음모론이 퍼졌다. 구체적으로 몇몇 대형 헤지펀드나 자산운용사가 루나·UST의 하락에 베팅하는 대규모 공격을 가해 폭락 사태를 일으켰다는 주장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낸슨은 “UST의 디페그는 몇몇 자금이 풍부한 기관들의 투자 결정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관이 리스크 관리에 따른 각종 제약사항을 준수하고, 불안한 거시경제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UST 보유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된 UST를 인출하는 등 UST에서 손을 뗐다는 것.

앵커 프로토콜은 UST를 예치하면 연 20% 수익률을 제공하는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이다. 루나와 UST를 발행한 테라폼 랩스가 투자자들을 테라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