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은 줄고 활동은 늘고... 고개드는 '코로나19'?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코로나19 확산세가 전 세계적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하루 확진자 수가 다시 1만 명을 넘기면서 '여름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만 463명으로 지난 9일 이후 20일 만에 1만 명을 넘었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205명은 해외유입 사례로, 지난 8일부터 시행된 모든 입국자 격리면제 등 조치 이후 해외유입 확진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면연력 감소와 여름철 활동 증가가 확진자 수 증가의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여름 재유행'하나?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1만 명 내외를 오르내리는 상황이 당분간 반복되겠지만, 면역과 이동량, 변이 등에 따라 코로나19 재유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중대 시점으로 보고있다.

특히 백신에 대한 면역 지속 기간이 최소 3개월에서 6개월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이어진 오미크론 대유행 때 감염됐던 사람들의 면연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 내과 교수는 "면역이 3개월 유지될 경우 7월이나 8월에 증가하기 시작해 8월, 9월에 재유행의 정점이 올 것으로 예상되며, 면역이 6개월까지 지속된다면 11월, 12월에 정점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정점일 때는 하루 확진자가 15만 명까지 나올 수 있다"면서 "문제는 확진자가 많아지면 고위험군 사망자와 중증 환자가 증가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미크론 세부 계통인 BA.4 등 신종 변이의 등장 또한 위험 요인이다.

방역 당국은 해외 입국 제한 완화와 국제선 증편 조치 이후 해외유입 확진자 수 증가와 맞물려 최근 해외 재유행을 가속시킨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 조정관은 29일 "유럽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공통적인 원인으로 BA.4, BA.5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과 여름 휴가철 이동량의 증가가 지목된다"며 "한국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여름 이동량이 증가하고 있어 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파력이 큰 변이가 나오거나 세부 계통 변이 검출 규모가 더 커지면 재확산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와 정점 시기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올 여름 유행은 작년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재감염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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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앞서 지난해 여름 휴가철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백화점, 리조트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생겨나고,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는 '4차 유행'이 발생했다.

올해는 지난 4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지난해와는 달리 강제적인 방역 조치는 없다.

방역당국은 휴가철 방역 관리와 집단감염 예방은 강화하기로 했지만, 확진자가 이전 대유행 때처럼 폭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사회적 거리두기나 해외 입국 조치를 다시 제한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 수습본부 사회전략 반장은 "확진자 감소세가 정체 국면으로 진입하는 양상으로, 재유행이라고까지 판단하긴 어렵고,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현재 상황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로, 일정 수준에서 유행세가 유지되거나 소규모 증감하는 상황이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러 고비를 넘기며 쌓은 경험과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재유행에 대한 만반의 대비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