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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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전인권(全寅權)
1958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석사·박사 과정을 마쳤다. 대학 시절의 대부분을 학생운동으로 보냈으며, 오스트리아 빈대학 정치학과에서 1997∼2000년까지 3년 동안 수학했다.
석사논문(1992년)은 '포항제철에 관한 정치·경제학적 연구', 박사논문(2001년)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전기적 연구'였다. 현재 성공회대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서울산업대학과 홍익대에 출강하고 있다.
1997년 《편견 없는 김대중 이야기》를 내놓으면서 정치평론가로서 활동하기도 했고, 1998년 말에는 우연히 기고했던 <화가 이중섭론>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미술평론가로 데뷔하였다. 그 뒤 이중섭의 예술세계에 담긴 한국적 정신을 끈질기게 탐구하여 《아름다운 사람 이중섭》(문학과 지성사, 2000년)을 출판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가져온 경험적 문제의식을 확대하기보다는 이론화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박정희 연구도 빼놓을 수 없는 연구 주제이다.
목차
- 글을 시작하며_나는 누구인가…9
1장 두 개의 공간, 두 개의 자아…21
2장 집-두 공간의 결합 원리…39
3장 욕망을 달성한 오이디푸스…59
4장 신분에 기초한 커뮤니케이션…79
5장 세 얼굴을 가진 어머니…101
6장 동굴 속 황제…125
7장 아름답고 성스러운 질서…147
8장 재떨이 고고학…167
9장 아버지 위의 아버지들…189
10장 아버지 살해의 논리 구조…209
11장 선택이 아닌 진급하는 삶…227
12장 마음이 비천한 아이들…247
13장 두 가지 성 이야기…269
글을 맺으며_네 안의 아버지를 살해하라…291
출판사 서평
"나는 언제나 성실한 사회인이자 친절한 동료, 착한 아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내 주변을 돌아보니 나는 지난 10여 년 동안 직장, 친구관계, 가족관계에서 실패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것도 매번 같은 실수를……. 어찌된 일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정치학자로서 한국적 민주주의에 대해 연구해온 저자는 자신이 사회와 국가의 문제는커녕 자신의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더 놀라운 발견은 주변의 많은 남자들이,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유능하고 나름대로 인정받은 사람들이 어째서 인간관계에서만큼은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는 걸까? 《남자의 탄생》은 이렇게 저자 전인권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저자는 자신을 비롯해 여러 인간관계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 남자들의 문제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데서 기원한다고 본다. 그리하여 그는 우선 '전인권'이라는 이름의 인격체가 형성된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기로 했다. 그 결과, 이 책은 5살부터 12살까지 자기 자신의 유년기(1960년대)를 대상으로 삼아 한국 남자의 인성(人性) 형성 과정을 꼼꼼히 탐구·분석하는 내용을 담게 되었다. 여기서 저자는 한국 남자들의 정체성을 결정지은 한국 특유의 가족문화와 한국사회의 구조적 특징들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짚어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동굴 속 황제'라는 낯선 인간형이 등장한다.
'동굴 속 황제'는 저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규명하기 위해 설정한 인간형이다. 쉽게 말해 동굴 속 황제란 '권위주의와 자기애(narcissism)의 동굴에 갇혀 주위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는 사람'을 말한다. 황제는 머리로는 자유와 평등 같은 민주주의적 가치를 신봉하면서도, 몸은 어린 시절 습득한 아버지의 권위와 질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인간이다.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 '동굴 속 황제'의 자질을 갖추게 되었는지를 시종일관 솔직하고 대담하게 드러내고 분석한다.
저자는 부모와 자식이 맺는 복잡다단한 관계와 자신의 심리를 매우 자세히 묘사한다. 그 과정에서 프로이트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한국적 가족구조의 특수함과, 그것이 어떤 식으로 아들의 인성 형성에 영향을 끼치는지 드러난다. 한국 가족문화의 특수성은 곧 한국사회가 지닌 특수성과도 연결된다. 저자는 가족 안에서 발달된 신분관계가 학교, 회사, 군대 등 여러 단체의 운영방식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음에 주목한다. 이는 우리 사회가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사회운영원리인 민주주의와 실제로 나타나는 권위주의적 신분관계가 충돌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이 책은 가족학과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풍부한 내용과 에세이를 방불케 하는 서정적인 글쓰기 방식을 가진, 어느 한 분야로 규정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인문서이다. 보기 드물게 철저한 자기분석이 돋보이는 이 '동굴 속 황제'의 성장기는 때로 우스꽝스럽고 때로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 황제의 이야기가 재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 내 아버지 혹은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이 자신의 심리 형성 과정을 탐구·분석한 자기분석서인 이 책은 무엇보다 '사적(私的)인 기록을 통해 현대 한국사회의 모습을 조명하는 유일무이한 텍스트'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개인의 일기와 편지가 그 시대를 읽는 텍스트가 되는 것처럼, 이 책은 앞으로 20세기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 될 것이다.
이 책에 드러난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것들이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이렇게 세밀하게 추적하고 분석한 책은 없었다.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던 사건들이 저자의 손을 거치면서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고, 그것은 1960년대 한국의 가정, 사회, 나아가 20세기 한국을 읽게 해준다.
'동굴 속 황제'를 말하다
동굴 속 황제는 입으로는 학교에서 배운 대로 민주주의와 진보, 자유 등 근대적 가치를 말하면서도, 정작 몸은 봉건적인 권위주의와 신분질서에 물들어 있는 사람이다. 어쩌면 그는 20세기 한국사회가 겪은 혼란, 즉 근대와 전근대가 급격하게 교체되면서 빚어진 혼란을 몸으로 증명하고 있는지 모른다.
동굴 속 황제의 기질은 다른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해롭다. 그는, 비록 겉으로 내세우진 않지만 마음속으로는 자신이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허영심을 가지고 있다. 제대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스스로 위대한 그는 스스로 불행에 빠질 수밖에 없다.
'동굴 속 황제'의 허영심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해보면, 두 가지의 특징적 증상이 있는 듯하다. 첫째는, 그저 '남보다 우월하다'는 데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진선미(眞善美)의 화신'이라고 생각하며, 이 사실을 끊임없이 타인에게 주지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자신의 심리적 영토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끊임없이 넓히려 한다는 것이다.
p. 140에서
(동굴 속 황제는) 일단 손을 대었다 하면 자신의 소유물처럼 생각한다. 그리하여 그에게는 고향도 내 것이고, 대한민국도 내 것이며, 출신 학교도 내 것이며, 가족도 내 것이고, 직장도 내 것이 된다. … 심지어 경제학자나 회사원인 내 친구가 플라톤 이야기를 하면, 굳이 틀린 이야기도 아닌데, 괜히 속이 뒤틀리고 이상한 느낌이 들곤 했다. 플라톤이나 막스 베버는 정치학을 전공한 나의 소유물인데, 엉뚱한 직업을 가진 의사나 경제학자가 뭐라고 하면, 다른 집 사람이 내 아파트 열쇠를 들고 있는 것처럼 이상했다는 말이다. 사정이 이 모양이나 나의 학문이 제대로 발전할 수가 없었다.
pp. 144∼145에서
스스로를 '동굴 속 황제'라고 부르는 저자는 이제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고 자신이 갇혀 지내온 동굴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동굴 속 황제의 습성을 버릴 때 비로소 자신과 주변부터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국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권위주의, 아버지를 '신분의 감옥'에 가두고 어머니에게 세 얼굴을 만들어준 그 권위주의의 그물도 걷어버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 저자 소개
전인권(全寅權)
1958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석사·박사 과정을 마쳤다. 대학 시절의 대부분을 학생운동으로 보냈으며, 오스트리아 빈대학 정치학과에서 1997∼2000년까지 3년 동안 수학했다.
석사논문(1992년)은 '포항제철에 관한 정치·경제학적 연구', 박사논문(2001년)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전기적 연구'였다. 현재 성공회대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서울산업대학과 홍익대에 출강하고 있다.
1997년 《편견 없는 김대중 이야기》를 내놓으면서 정치평론가로서 활동하기도 했고, 1998년 말에는 우연히 기고했던 <화가 이중섭론>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미술평론가로 데뷔하였다. 그 뒤 이중섭의 예술세계에 담긴 한국적 정신을 끈질기게 탐구하여 《아름다운 사람 이중섭》(문학과 지성사, 2000년)을 출판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가져온 경험적 문제의식을 확대하기보다는 이론화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박정희 연구도 빼놓을 수 없는 연구 주제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71843772 |
---|---|
발행(출시)일자 | 2003년 05월 02일 |
쪽수 | 300쪽 |
크기 |
152 * 223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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