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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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책을 내며 _ 6
1부 난리 통에 탄생한 음식
인류 문명과 함께 시작된 장구한 맥주의 역사 _ 12
설탕을 유럽에 알린 알렉산드로스 _ 24
중국에 와인 문화를 싹 틔운 장건의 서역 개척 _ 34
그리스와 로마 군사들이 즐겨 먹던 소시지와 베이컨 _ 44
관우가 두부의 수호신이 된 사연은? _ 53
동서양의 입맛을 사로잡은 만두의 역사 _ 64
베이징오리만 있냐? 남경오리도 있다! _ 74
뷔페 요리와 샌드위치를 만들어낸 바이킹들 _ 87
금나라에 맞선 영웅들이 남긴 음식, 화퇴와 유조 _ 96
요긴한 전쟁 식량, 미숫가루 _ 109
메리 스튜어트와 오렌지 마멀레이드 _ 121
대항해시대 선원들이 목숨처럼 아꼈던 럼주 _ 134
아일랜드 사람들의 눈물이 아로새겨진 콘비프 _ 145
나폴레옹전쟁이 만든 통조림 _ 156
2부 전쟁이 남긴 음식
나치 치하에서 탄생한 환타 _ 165
고구려 불고기, 맥적 _ 174
생선회를 너무 좋아하다가 죽은 어느 책사 이야기 _ 183
고대 유럽에도 젓갈이 있었다 _ 194
샤를마뉴 대제가 매혹당한 브리치즈 _ 202
소주와 설렁탕을 고려에 전파한 몽골의 세계 정복 _ 213
이탈리아에 파스타를 전해준 이슬람교도 _ 225
대왕들도 반한 플롭 _ 239
임진왜란이 가져다준 고추와 고추장 _ 248
역사를 바꾼 생선 한 마리의 힘 _ 256
만주족과 한족의 화합을 이끌어낸 만한전석 _ 268
오스만제국을 물리치고 얻은 커피와 크루아상 _ 280
알라모 전투에서 탄생한 껌 _ 289
아편전쟁의 비통함을 곱씹으며 중국인들이 만든 탕수육 _ 302
노동의 고단함을 달래준 피시앤칩스 _ 318
2차 대전 때문에 세계에 알려진 ‘스팸’ _ 330
한국전쟁이 남긴 상처 그리고 부대찌개 _ 337
꿀꿀이죽을 대신한 라면 _ 346
대재앙을 부른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과 롱후더우 _ 357
러시아인들의 애환이 담긴 흑빵과 보드카 _ 366
참고한 책들·사진 제공 _ 382
책 속으로
그러나 정작 나폴레옹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영국이나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등의 주변 국가가 아니라 군량 보급이 잘 안 되는 상황이었다. 툴롱 전투를 끝내고 발령받은 북부 이탈리아 전선에 도착했을 때 나폴레옹은 큰 충격을 받았다. 족히 절반이 넘는 병사들이 군복은 물론 군화마저 신지 못하고 거의 헐벗은 채로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또 먹을 것이 제대로 배급되지 않아 부대 인근의 민간에 쳐들어가 돼지나 닭 같은 가축들을 빼앗아야 할 정도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다. … 이때 일을 기억하는 나폴레옹은 황제가 되자마자 프랑스 전역에 오랫동안 음식물을 보관할 수 있는 용기를 만들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래서 나온 물건이 바로 병조림이었다. ―162쪽에서
초창기 환타 포장지에는 호랑이들에게 난폭하게 물어뜯기고 학대당하는 유대인들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유대인 탄압을 정당화하려는 히틀러의 정책이 반영된 것이다. 이 때문에 훗날 유대인과 이스라엘 사람들은 환타 마시기를 꺼렸다.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환타는 나치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막대하게 팔렸고, 나치는 이런 환타를 국민들과 유럽인들에게 독일의 위대함을 선전하는 도구로 이용했다. ―169쪽에서
19세기 말,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3세는 보드카를 유난히 좋아해 매일 마셔댔는데, 이를 보다 못한 황후 마리아가 “폐하! 건강과 나라를 생각하신다면 제발 보드카를 끊으십시오!”라고 애걸할 정도였다. 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주당들이 아내의 등쌀에 술을 끊은 일이 있던가. 황후가 보는 앞에서 계속 보드카를 마시자니 잔소리가 귀찮고 하여, 알렉산드르 3세는 묘안을 생각해낸다. 구두공을 불러 보드카를 숨기고 다닐 수 있는 긴 장화를 만들게 한 것이다. 그 뒤로는 장화 안에 보드카를 넣고 다니며 황후 몰래 보드카를 즐겼다고 한다. ―378쪽에서
출판사 서평
전쟁으로 들추어낸 음식들의 개인사
― 음식 하나가 탄생하는 데에도 온 우주가 움직인다.
전쟁이 일어났다고 해서 모두 총과 칼을 들고 전쟁터로 향하는 건 아니다. 난리 통에도 사람들은 먹고살려고 일을 하고, 물건을 흥정하며, 학교를 세우고 공부를 한다. 전쟁이 끝난 뒤엔 허물어진 건물을 다시 짓고, 무너진 다리를 일으켜 세우며, 채 핏물이 가시지 않은 온기 없는 땅에 씨앗을 뿌린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통과하는 사이 새로운 문화가 싹트기도 한다. 음식도 그중 하나다.
이 책은 전란 중에 처음 만들어졌거나 전쟁 이후 새로이 생긴 음식들을 주로 소개한다. 한 음식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 특히 전쟁에 관해 집중적으로 다루며, 파괴자로서만이 아니라 문화 전파자, 창조자로서 전쟁의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물론 전쟁의 얼굴을 이렇게 바꾸어낸 것은 인간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익숙한 공간들이 파괴되는 전쟁의 상황조차 일상으로 빠르게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인간’들 모습을 보노라면 경이로움마저 든다.
감칠맛 나고 흥미진진한 음식 이야기
책에서 다루는 음식들은 만두, 맥주, 환타, 커피, 라면 등으로 대개 의식하지 않고 지나칠 정도로 흔한 것들이다. 이 책은 이런 ‘평범함’ 뒤에 감추어져 있던 음식들의 ‘개인사’를 풀어낸다. 책은 2부로 구성되었으며, 1부 <난리 통에 탄생한 음식>에서는 전쟁터에서 요긴했던 음식들을 주로 다룬다. 양나라 백성들이 북쪽 오랑캐에 맞서 싸우는 양나라 군사들을 위해 군량으로 대주었던 남경오리, 8세기부터 10세기 무렵까지 유럽을 공포에 떨게 한 바이킹이 노략질하면서 먹은 음식에서 비롯된 뷔페, 나폴레옹이 상하지 않는 군량을 고민하다 개발을 유도한 통조림, 제2차 세계대전 때문에 독일로 오던 콜라 원액이 끊기자 콜라 대신 개발하게 된 환타 등의 뒷얘기가 흥미진진하다. 2부 <전쟁이 남긴 음식>에서는 전쟁이 전파한 음식들에 중점을 두었다. 이제는 그 유래가 어느 정도 알려진, 몽골이 고려를 지배하면서 우리나라에 전해준 소주와 설렁탕을 비롯해 2차 대전에 참전한 미군이 군량으로 먹으면서 세계에 알려진 스팸, 2차 대전 후 일본인들의 허기를 달래준 라면, 아편전쟁 직후 영국인들 비위를 맞추려고 개발된 탕수육, 빈을 공격하다 패주한 오스만제국군이 남긴 군량 중 하나였던 커피, 망명한 멕시코 초대 대통령 산타 안나를 통해 미국에 전해진 치클 껌 등 여러 음식 이야기가 감칠맛 나게 전개된다.
전쟁이라는 큰 사건에서 ‘음식’은 작은 소품으로 그려질지 모른다. 그러나 역사를 살펴보면 군량이 떨어져 군인들이 굶주리는 바람에 전쟁 양상이 바뀐 일도 많고, 향신료 등 새로운 음식 때문에 전쟁이 터져 세계사 흐름이 바뀌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역사의 맥락에서 음식은, 소품 이상의 것이다. 사실 음식 하나가 탄생하는 데도 온 우주가 움직인다고 하지 않는가.
기본정보
ISBN | 9788959402007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2월 21일 |
쪽수 | 384쪽 |
크기 |
128 * 188
* 30
mm
/ 40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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